[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5G 상용화가 눈앞에 오고 있지만, 통신장비 점유율 1위 기업 화웨이는 입지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는 화웨이 기부금과 후원마저 중단했고, 최근 독일도 기업 기밀 유출을 우려하며 화웨이 장비 사용 중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끊임없는 보안 관련 논란으로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 2012년 10월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중국이 악성 코드를 심은 통신장비를 이용해 안보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악재다. 화웨이는 이에 대해 2012년 당시부터 끊임없이 반박 입장을 표명하며 맞서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논란이 전부였다면 지금처럼 반중국 정책이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2016년 11월 미국에 판매된 스마트폰 수백만대에서 중국 서버에 사용자 정보를 유출하는 백도어가 발견됐다. 이 백도어는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도록 선탑재돼 사용자가 임의로 삭제할 수 없다. 

논란이 불거지자 화웨이 측은 ‘소프트웨어를 만든 중국 업체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보안 전문가들은 해당 백도어가 버그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개발, 탑재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정보국은 국민들에게 화웨이, ZTE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문제가 제기된 2012년 12월부터 화웨이 통신 장비는 미국 내 판매가 금지됐고, 지난해 8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정부기관이 두 중국 기업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멍완저우 화웨이 CFO가 이란 대상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지난 11일에는 화웨이 직원이 스파이 혐의로 폴란드에서 체포됐다. 멍완저우 CFO는 보석으로 곧 풀려났지만 폴란드 체포 건에 대해 화웨이는 해당 직원을 해고하며 선을 그었다. 미국의 압박에 일본, 노르웨이, 호주 등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한 국가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까지 법적으로 제재할 이유가 없다던 독일도 차세대 통신망에 대한 네트워크 요구조건을 강화하며 화웨이 장비 사용 배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11월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가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사실상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를 냈다. 이에 화웨이는 “세계 170여개국에서 화웨이 장비가 사용되고 있고, 국내외 500여 기업과 수억명의 소비자들에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며 “정부가 관할 범위를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것을 용인해선 안 된다. 수많은 기업과 소비자가 화웨이를 선택하는 이유는 신뢰와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정부가 한 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지적재산권 침해, 기기 성능 조작, 기능 과장광고, 해킹 의혹 등 끊임없는 구설수에 시달려 왔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미국의 조치를 반박하고 있지만, 더 많은 국가들이 화웨이 배제를 결정하며 차세대 5G 통신망에서 화웨이가 차지할 입지는 점점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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