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말모이’>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한글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 ‘말모이’가 18일 일일관객수 10만8567명을 기록하며 개봉 2주차 연속 1위를 지키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말모이’는 개봉 9일차까지 누적관객수 171만 여명을 모으며 같은 날(이달 9일) 개봉한 현재 박스오피스 2위 ‘내안의 그놈’(누적관객수 120만 여명)을 누적관객수 50만 여명 차이로 따돌리며 경쟁작 없는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23일 류승룡, 이하늬 주연 ‘극한직업’ 개봉 전에는 주목되는 경쟁작도 없어 이번 주말 극장가는 ‘말모이’ 선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말모이’는 개봉 10일차 현재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로 19일 3시 기준 예매율 18.2%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 영화평에서도 개봉 1주를 훌쩍 넘기고도 9.29라는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어 설 연휴까지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글단체 '우리말 가꿈이' 회원 18명과 함께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영화 ‘말모이’를 관람했다. 이날 영화를 관람하고 회원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이 총리는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선구자들 노력에 감동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말모이’는 1940년대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가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엄혹한 시기 우리말을 지키려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목숨 걸고 우리말 사전을 만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는 무지렁이에 전과자 판수(유해진)가 우리말을 배우며 민족에 대해 익히고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이 우리를 되새기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진=영화 ‘말모이’>

이 총리 영화 관람이 눈에 띠는 이유는 ‘말모이’가 담고 있는 사회적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지만, 아직도 일본은 위안부나 강제 징용 및 노역 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65년 박정희 정부 시절 맺은 한일 협정에 기초해 사과와 보상을 회피하고 있는 것. 해방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한일 관계 온도차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달 9일 개봉한 ‘말모이’는 개봉 11일차 현재 박스오피스 1위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9일 8시 기준 누적관객수 171만6284명에 예매율 20%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 영화평에서도 개봉 1주를 훌쩍 넘기고도 9.29라는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총 1억6000만 달러(한화 약 1792억)를 들인 대작 ‘아쿠아맨’, 디즈니 기대작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글래스’ 등 유수의 해외 영화를 제치고 거둔 기록으로 지난해 12월 잇따라 개봉한 ‘마약왕’, ‘스윙키즈’, ‘PMC: 더 벙커’가 모두 흥행 참패한 것을 기억하면 한국 영화 저력을 다시금 되새긴 영화로도 의미 깊다.

<사진=영화 ‘말모이’>

‘말모이’의 가장 큰 장점은 인물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긴장감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된다는 점이다.

특히 ‘유해진 영화’라 해도 좋을 정도로 유해진이 주인공 판수 심경 변화와 내적 성장을 잘 표현해 주연으로서 스토리 중심을 잡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정환 역을 맡은 윤계상 역시 일제 치하 말미에 요동치는 조선 지식인 사회서 변절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잘 보여줬다.

여기에 주연급 조연 김홍파(조갑윤 분), 김선영(구자영 분), 우현(임동익 분), 김태훈(박훈 분), 민진웅(민우철 분) 등과 판수 아들‧딸로 등장한 조현도(김덕진 분)와 박예나(김순희 분)는 호연으로 스타급 배우가 아닌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영화는 ‘택시운전사’ 각본으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엄유나 감독 입봉작이기도 하다. ‘택시운전사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라면 ‘말모이’는 웃음 없이 볼 수 없는 영화다. 심각한 상황서 빵빵 터지는 판수 능청 개그나 해맑은 순희를 보자면 절로 웃음이 흘러 나온다.

<사진=영화 ‘말모이’>

‘말모이’는 색(色), 권(拳), 층(層)이 없다. 야하지 않고, 폭력적이지 않고, 계급이 없다. 불필요한 애정씬이나 폭력씬을 삭제한 뒤에 무지렁이 전과자 판수에게도 ‘선생님’, ‘동지’라고 스스럼없이 부르는 조선 지식인을 얹어 훈훈함을 완성했다.

수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결국 우리말 사전을 만들어 내는 감동 스토리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일반 상업 영화로 만든 가족영화로 오랜만에 만난 수작이라 할만하다.

약 3주 남은 2019년 설 연휴에는 ‘극한직업’, ‘뺑반’, ‘드래곤 길들이기3’, ‘알리타: 배틀엔젤’ 등 흥행 기대작들이 포진돼 있다. ‘말모이’는 전 연령을 아우르는 감동 영화로 설 연휴 전, 혹은 그 이후까지 극장가 불을 밝힐 한 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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