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환경 시대를 넘어 필(必)환경 시대가 도래했다. 지구 환경이 걷잡을 수없이 악화되며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게 된 것.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으로 환경 파괴 주범으로 손꼽히는 패션업계에 불고 있는 지구를 생각하는 의식 있는 흐름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을 알아보자. <편집자주>
왼쪽부터 점퍼로 만든 가방을 메고 있는 사람, 고어텍스로 만든 가방.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이거 튼튼해 보인다. 뭘로 만든 거야?” “고어텍스” “뭐, 스포츠·고어텍등산용품에 쓰는 그 고어텍스로 가방을 만든다고?”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을 추구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FnC) '래코드'는 이번 겨울 고어텍스 소재로 '업사이클링 점퍼백 시즌2'를 출시했다. 래코드는 기존 제품을 이용해 새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전문 브랜드로 업사이클링 점퍼백은 실제 점퍼 겉감을 재활용해 가방 안감으로 사용한 제품이다.

시즌2는 고어텍스 몸판은 토트백, 소매부분으로는 크로스백을 만드는 등 점퍼 한벌을 가방 2개로 재탄생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 가격대는 3만9000원부터 6만9000원이다.

업사이클링된 래코드 제품 의상.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브랜드는 재고가 3년차가 넘으면 브랜드 관리와 AS 문제로 소각한다. 코오롱 패션 또한 연간 40억원에 달하는 재고 소각 문제로 골머리를 앓다 2012년 코오롱FnC가 ‘래코드’를 론칭했다.

래코드 기본 소재는 코오롱FnC 3년차 재고 상품과 재고 원단, 코오롱 계열사에서 버려지는 산업용 자제다. 이들을 활용해 새 제품을 생산한다.

옷뿐 아니라 코오롱 계열사에서 제작하는 카시트와 에어백 등 재료도 업사이클링 대상이다. 해당 제품들은 아주 조그마한 불량이라도 발생하면 납품이 어렵다. 래코드는 이렇게 작은 불량으로 산업용 폐기물이 된 제품을 선별해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소품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버려지는 산업용 소재이지만 소량 생산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가치를 높인 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재고 상품을 소각하며 발생되는 환경오염과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은 패스트 패션에 경각심을 가지려 시작하게 됐다"며 "소각 직전 재고 상품과 원단을 래코드 재료로 삼기 때문에 고객들이 대내외적으로 환경에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동시에 고객에게 가치소비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2016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참가해 리디자인 시연 모습.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래코드는 론칭 7년 만에 매출액이 약 4배 성장하는 등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토트백은 기존 출시 물량보다 10배 늘렸지만 매진을 기록했다.

한남동에 위치한 래코드 매장은 입소문을 타 재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 약 2주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앞서 2017년 1월에는 약 18일간 프랑스 유명 편집숍 메르시(Merci)에 팝업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브랜드 안드레아 크루(ANDREA CREWS)와 서병문 디자이너 비뮈에뜨(BMUETTE)와 각각 협업 상품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외 편집숍에 다수 입점해 한국 컨셔스 패션을 전하고 있다.

2018년부터 래코드는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2018년 3월에는 한남동 매장에서 렌탈서비스도 시작했다.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고 렌탈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용 가격은 3일 기준 아우터 4만원, 자켓 3만원, 원피스 3만원이며 상하의를 빌릴 경우 각각 1만5000원 등이다.

렌탈서비스 이용 후, 고객이 구매를 원하면 해당 착장을 맞춤 제작으로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 받을 수 있다.

2016년 중국 왕홍과 성수동 커먼그라운드에서 래코드 공방체험을 진행했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래코드는 친환경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 예로 일상 속에서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해보는 ‘리테이블(RE;table)’이 있다. 해당 활동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보는 워크숍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업사이클링 브랜드라는 것을 알고 찾아온 고객이 해마다 증가하며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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