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경선 기자] 수능시험을 마치고 체험학습차 여행을 떠난 고3 학생 10명이 펜션 내 가스보일러의 일산화탄소 누출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태에 빠졌다.

지난 18일 오후 1시경, 강원도 강릉시 경포대 부근의 한 펜션에서 10대 학생 10명 전원이 거품을 물고 구토한 상태로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중 3명의 학생 중 1명은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숨졌고 나머지 2명은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다른 7명의 학생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강릉아산병원 등 3곳으로 옮겨져 현재까지도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의 집중 관리를 받고 있는 남학생 7명 중 4명은 발견 당시 상태보다 호전돼 학부모들과 주변 관계자들이 안도하고 있다. 특히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남학생 2명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있고 살을 꼬집으면 반응을 하는 등 전날 사고 당시 상태보다 상당히 호전됐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들은 일산화탄소 중독의 경우 의식을 찾았다가 잃었다를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치료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식이 떨어져 있는 학생 부모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의료진들은 학생들의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하면 1회만 실시했던 고압산소치료를 2회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모두 서울 대성고등학교의 문과반 고3 남학생으로 수능을 치른 뒤 부모님들의 동의를 받아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해 2박 3일의 일정으로 강릉 여행을 왔다 참변을 당했다.

국과수와 감식반의 감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사고 직후 펜션 내부에서 측정된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ppm으로 정상 수치의 8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고 보일러의 배관과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점이 발견돼 가스보일러의 유독가스가 외부로 빠지지 않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펜션은 지난 6월 하절기 정기점검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고 일산화탄소 누출 여부를 감지할 경보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이번 사고가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라는 여론의 비난은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