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업계가 티맥스소프트의 반격에 응원을 보낸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KB국민은행의 불공정 제품 선택에 대해 규탄했다. 사진은 티맥스소프트가 개최한 기자회견장. (사진=조병석 기자)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티맥스소프트의 ‘발주처 갑질 폭로’에 응원과 우려가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갑’ KB국민은행에 선전포고한 용기에 격려를 보내면서도 갑, 을도 아닌 ‘병’ ICT 업체에 이 같은 갑질은 후환이 두려워 말 못하는 ‘낯설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19일 ICT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가 겪은 발주자 갑질은 업계에서 비일비재한 일이다. 발주자인 엔드유저가 대부분 대기업이나 규모가 큰 관공서라 주 사업자가 아닌 솔루션·장비 제공자는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주 사업자 시스템통합(SI), 발주사와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을 우려해 피해를 당해도 쉬쉬하고 넘어간다는 것이 중론이다.

SW업계 관계자는 “티맥스소프트가 큰 결심을 한 것 같다”며 “이번 사업에서 갑, 을도 아닌 병쯤 되는 업체가 본인 목소리를 내고자 했을 때는 플랜 B, C도 세워놓았을 것이고 이후 대처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SW업계 관계자는 “매출 100억, 200억원 하는 솔루션 업체는 억울한 일이 있어도 법원에 진정을 낼 수도 없다”며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내며 규탄을 하면 향후 참여할 사업에서 SI들이 같이 하고 싶지 않아 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발주사가 거절할 것은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기술검증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국산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의심해 외산제품을 요구하거나 기존 계약내용을 뒤집는 일은 공공연하게 있어왔다.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고 중재를 요구해도 발주자의 입맛대로 제품이 변경되는 것이 다반사다.

실제 다산네트웍스는 경기도청으로부터 ‘국산 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2016년 경기도청이 ‘정보통신망 인프라 구축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SK브로드밴드와의 계약협상에서 ‘국산장비(다산네트웍스)를 특정 외산 장비로 교체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다산 측은 “제안서에 명시된 제품성능, 실적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을 문제 삼아 발주기관이 특정 외산제품으로 교체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당시 경기도청은 “제품 안정성에 대한 보장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SW업체도 국가기관 갑질에 2년째 지루한 법정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국가기관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 업체와 계약하지 않고 2순위 업체와 독단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업체는 전문가들을 초빙해 솔루션 기술력을 검증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 사업자로 채택되지 못한 것에 대해 해당 지역 지방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고 여전히 공방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SW업계는 발주자의 공정한 계약서 이행과 국산장비·솔루션에 대한 기술력 인식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에서 “국산이라서 시험도 못 쳐보고 시험장을 나와야 하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권리를 발주사 갑질로 박탈한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자 한다”며 “국내 SW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우리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18일 오후 “SK(주) C&C의 제안요청서에 ‘합리적인 사유로 제안한 제품의 공식적인 변경 요청 시 고객과의 상호 합의를 통해 제안된 금액 내에서 제품을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티맥스소프트의 주장에 반박했다.

국민은행 측은 비용절감 및 제품성능 등을 감안해 복수 벤더제품의 계약형태를 ‘용량단위계약’에서 ‘통합 ULA계약’ 형태로 변경하는 것에 SK C&C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티맥스의 티베로 제품은 국내 시중은행 주요 업무 시스템 적용사례가 없고, SK C&C 제안도 내부관리 업무용으로 제안돼 별도 기술검증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IBM과 해외동반 출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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