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소짓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미국시장이 한국 기업들의 최후의 보루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회장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당국은 미국 측 요구로 체포했으며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돼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혐의는 멍 부회장이 미국의 대(對) 이란 경제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이 2016년부터 대 이란 경제제재를 위반하는지 들여다 봐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멍 부회장이 체포된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90일간 무역전쟁을 휴전하기로 한 직후인 점을 감안한다면 양국의 갈등은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화웨이에 대한 미국 측의 견제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기업에게는 호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6년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백도어가 발견된 후 스마트폰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초 화웨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10을 미국에 판매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의 제재로 좌절된 바 있다. 또 10월 출시된 메이트20 역시 미국 내에서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다. 

올 4월 미국 상무부는 ZTE와 레노버 등이 대 이란 경제제재를 위반하고 이란에 제품을 수출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7년간 미국업체의 부품을 공급받거나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명령을 내렸다. ZTE는 최악의 경우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ZTE는 2개월 뒤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금지조치 해제에 합의했으나 이 기간동안 ZTE 주가는 반토막났다.

미국이 만약 화웨이에 대해서도 이같은 금지명령 조치를 내릴 경우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역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마이스마트프라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해 독자 OS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심해지면서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이 39%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25%, LG전자가 16%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시기 글로벌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19%로 1위, 화웨이가 13%로 2위를 지켰다. 애플은 12%로 3위, LG전자는 3%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미국시장 판매량이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판매량 감소는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미국 통신사인 스프린트에 5G 스마트폰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 역시 버라이즌과 AT&T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 5G 스마트폰을 미국에 공급한다. 화웨이는 내년 6월 이전 폴더블을 적용한 5G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 역시 미국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5G 통신장비 역시 화웨이 등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 제재는 삼성전자에게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보안 등의 문제로 미국 내에서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이 원천 차단된데다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 등에 이어 최근 일본까지 화웨이 통신장비를 쓰지 않기로 하면서 글로벌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주요 동맹국에 화웨이 통신장비가 감청 등 사이버테러 위협이 있다며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통신장비 입지가 좁아지면서 통신장비 역량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는 호재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버라이즌과 스프린트, AT&T 등 미국 주요 통신사들에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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