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윗돌 빼서 아래돌 괴는 식 경영은 더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로 만기되는 2조1000억원의 차입금 중 자산매각과 전환사채, 담보대출 등으로 1조8000억원을 조달완료했다.

신용등급 BBB-을 방어하며 투기등급 추락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국제유가 상승 등 악재 속에서도 2015년 3분기 이후 1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크게 대비된다. 대한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 4018억원을 기록한 반면에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15% 줄어든 1010억원에 그쳤다.

올해 하반기부터 노밀 사태와 함께 기체결함으로 인한 대규모 결항 사태가 벌어진 것도 재무구조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무리하게 자금줄로 이용한 측면이 큰데다 또 다른 한 축인 건설경기마저 위축된 상황에서 다른 계열사를 위한 출혈성 지출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금호고속(당시 금호홀딩스)은 계열사에 다른 차입처보다 절반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별도 담보제공도 없이 차입했다. 금호홀딩스에 자금을 대여한 회사는 총 7개사로 금호산업,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에어서울, 에어부산이다. 금호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회사는 모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다. 금호그룹 계열사들은 2016년 약 1000억원을 금호고속에 자금을 빌려줬다.

이후 금호고속은 2년에 걸쳐 차입금을 상환했으나,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여금을 제공할 때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급증하는 항공 여객수요로 항공업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을 빚 갚는데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가 맞물려 시공능력평가 20위권을 유지해온 건설 부문마저 흔들리고 있다. 올해 금호산업의 시공능력평가(시평)는 지난해 15위에서 23위까지 밀려나며 역대 최저 순위로 떨어졌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가진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실패가 결과적으로 한 배를 탄 건설부문업에도 악영향을 미쳐왔다는 얘기다.

금호산업은 공항 등 사회간접투자(SOC) 부문에 경쟁력을 가진 회사다. 다른 건설사들이 주택경기 침체로 내년 전망이 어두운 반면에 인천국제공항 4단계, 김해신공항, 제주 제2공항등 대형 공항공사 수주를 통한 매출 증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금호그룹 계열사 한 관계자는 “윗돌 빼서 아래돌 괴는 식의 경영으로 성장하는 회사에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며 “박회장이 과거의 영광을 찾겠다는 무리한 욕심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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