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과 인사이동을 앞둔 현대차에 '어닝쇼크'가 겹치며 4분기 현대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어닝쇼크(실적 충격)와 지배구조 개편, 임원 인사가 한데 맞물리며 남은 4분기 현대자동차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28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6% 감소한 수치로 2010년 이후 분기 실적으로는 최저치다.

영업이익률은 3.8%포인트 급락한 1.2%, 매출액은 1% 증가한 24조4337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판매 역시 0.5% 줄어든 112만1228대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분기는 미국 등 주요 시장 수요 둔화와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된 시기였다”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마케팅 활동 확대와 에어백 제어기 리콜,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 일시적 비용 요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적 악화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전망되던 지배구조 개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적 발표 당일 현대차 주가는 7000원이 빠지며 곤두박질 쳤다. 환율 불안, 중국시장 판매 부진 등 대외 환경이 녹록치 않아 실적 회복은 더뎌질 전망이다. 현대차 입장에선 당장 실적 회복에 힘을 쏟아야 하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앞서 현대차는 현대모비스 핵심 사업인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한 뒤 이를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개편안에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기아차, 현대제철이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 23.3%를 대주주에게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하지만 혜지펀드 엘리엇 공세와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루이스 글래스, 기관투자가서비스(ISS)가 모두 반대 입장을 밝힌데 이어 국내 대표 자문사들마저 반대하자 결국 개편안을 백지화했다.

지난 달 삼성이 순환출차 해소에 성공하며 4대 그룹 중 현대차만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게 된 가운데 내달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이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어 현대차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지배구조 개편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르면 내달로 예상되는 임원 인사에도 대규모 개편이 불가피하다. 정의선 부회장이 최근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과 더불어 지배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올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이번 인사에 반영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평소 정 부회장이 ‘스마트 모빌리티’ 등 미래 혁신을 강조해 온 만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합한 새 인물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달 정 부회장은 인도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모빌리티 영역의 혁신적 변화는 우리 생활뿐만 아니라 환경,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지배구조 개편과 인사이동, 외부적으로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조치와 중국 시장 점유율 방어 등 현안이 산적해있어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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