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증권업계가 SK이노베이션 기업 가치에 대한 재조정에 나섰다. 사업구조 고도화 성공에 따른 실적 안정이 기대되면서 다수의 증권사들이 적정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SK이노베이션 적정 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10월들어 국내 증권사 20곳 중 9곳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레포트를 새롭게 발행했으며, 이 중 적정 주가를 상향 조정한 곳은 6곳에 달한다.

특히 지난 7~8월 주가 추정을 진행한 증권사 일수록 SK이노베이션 적정 주가에 대한 전망을 높게 조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 6곳이 10월 새로운 추정치를 내놓으며 기존 전망에서 일제히 1만원~3만5천원 가량을 상향 조정했다.

30만원을 상회하는 적정 주가 전망치도 눈에 띈다. 지난 5일 흥국증권은 기존 적정 주가인 31만원을 유지한다고 발표했으며, 오늘은 삼성증권이 적정 주가를 30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이에 앞선 7월엔 한국투자증권이 적정 주가를 32만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수의 국내 증권사가 3분기 실적 발표가 집중된 10월에 접어들며 SK이노베이션 기업 가치 재평가에 나선 것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꾸준히 실천해 온 딥체인지2.0 기반 사업구조 고도화가 최근 업황 개선이라는 호재와 맞물리며 증권업계도 기업 가치 재평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지난 달까지 6800억원 가량을 추정해 온 증권업계는 최근 실적 전망치 조정에도 나섰다. 10월 이후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은 8개 증권사 평균은 기존 대비 대폭 상향한 8100억여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잘더잘(잘하는 것을 더 잘하는) 사업으로 대표되는 석유사업이 실적 개선세를 주도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3분기를 시작으로 정제마진 반등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

정유업계에서는 10월 중 미국 정유사 정기보수 돌입에 따른 공급 차질과 특히 글로벌 원유 경질화 추세에 따른 등경유 제품 감소로 겨울철 강력한 성수기 효과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정유사의 재고평가 이익도 추정치 대비 높게 전망되고 있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비정유 부문을 대표하는 화학 사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를 기반으로 국내 1위, 세계 6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의 PX 사업은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업황 개선을 맞아 실적 효자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톤 당 200~250달러 가량이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PX 스프레드는 10월 누적 607 달러까지 벌어졌다. 지난 9월엔 630불을 넘어선 바 있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본업에 해당하는 정제와 PX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3분기 영업이익을 8225억원으로 전망했다.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도 최근 증권사 적정 주가 상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저렴해진 중질원유와 비싸진 등경유 가격 덕에 고도화 설비가 잘 갖춰진 국내 정유사들이 높은 정제마진을 시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 시행에 따른 최고 수혜 기업으로 지목되면서 중장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 검토 계획이 알려진 것도 적정 주가 상향 및 주가 상승 호재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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