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한화L&C를 인수하면서 인테리어업계 1위에 올랐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사진제공=현대백화점>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건자재업체 한화L&C를 인수하면서 종합 인테리어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기준으로 봤을 때 업계 1위 한샘을 넘어서는 수치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홈쇼핑은 모건스탠리(PE)가 보유한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원에 인수했다. 

한화L&C는 지난 2014년 한화첨단소재 건자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인조대리석과 창호, 바닥재 등 건자재를 생산한다. 주방 싱크대 상판에 쓰이는 인조대리석 ‘엔지니어드 스톤’ 품목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모건스탠리에 인수된 이후 약 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한국과 북미 지역에서 건자재 제조설비를 확보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종합 인테리어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왔다. 2012년 리바트를 인수하면서 가구 시장 공략에 나섰고, 지난해 리바트와 건자재 사업부 현대H&S를 합병해 계열사 간 시너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미국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와 국내 단독 공급계약을 체결해 가구 사업부터 성장시켰다.

현대백화점이 한화L&C 인수를 통해 확보한 이점은 제품 생산능력 차별화다. 통상 종합 인테리어업계는 브랜드 주력제품을 제외하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물자를 조달한다. 한화L&C 폴리염화비닐(PVC) 창호의 경우 지난해 설립한 Q센터에서 본사가 직접 가·시공한다. 창호시장 영향력도 확대된다. 한화L&C는 PVC 창호 시장 빅3로 불린다. 시장 점유율은 10~15%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2014년 10조원에서 지난해 12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447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2조6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한 업계 1위 한샘을 추격해왔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현대백화점의 매출액은 2조5000원 규모로 성장한다. 종합 인테리어 1위에 오를 뿐 아니라 건자재업계의 LG하우시스, KCC와도 경쟁할 수 있는 규모다. 

종합 인테리어로 영역을 확대했지만,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보다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샘의 경우, B2C를 중심으로 성장한 회사다. 여기에 디자인파크, 직영점 등 매장을 확보해 B2C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도 윌리엄스 소노마 및 가정용 가구 매장 확대와 제품에 프리미엄 자재를 적용하는 등 B2C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아직 눈에 보이는 성과는 미미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리바트의 작년 B2B 비중은 67.2%로 다소 높은 편”이라며 “한화L&C의 경우 70% 이상이기 때문에 B2C 시장 영향력이 단시일 내에 성장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부정리가 끝나면 인수 주체인 현대홈쇼핑을 통해 인테리어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인테리어 홈쇼핑 사업 가능성은 한샘에서 비롯됐다. 한샘은 홈쇼핑에 접목해 부엌가구, 중문, 바닥재, 창호 등을 묶은 인테리어 패키지 사업을 실시해왔다. 한샘 전체 매출액의 10%(약 2000억원)를 차지하는 만큼 ‘노다지’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룹 내 인테리어 부문의 재원과 역량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화L&C의 자체 역량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현대리바트와 사업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인테리어 부문을 유통 및 패션 부문과 함께 그룹 3대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한샘은 현대리바트의 한화L&C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인테리어 시장 진출은 해당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신호”라며 “잠시 위축된 인테리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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