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웅 고려대 교수(왼쪽), 박래선 에이도스 대표 <사진출처=페이스북>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수학을 왜 배워야 하나요?”

어른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며 학생들을 설득하기 가장 어려운 화두다. 혹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수학 점수 잘 받는 애들이 등수가 상위이고, 대학도 더 잘 간다.” 아마도 이러한 조언은 학생들에게 ‘쇠귀에 경 읽기’일 뿐이다.

윤태웅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는 “수학은 엄밀한 개념 정의, 정량적 사고와 추상적 사고, 그리고 논리적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사유체계이다. 정확한 문장으로 치밀하게 논리를 펴는 능력도 수학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수학은 자유롭고 유능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덕목”이라고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실제로 그는 공대 학생들이 배우는 ‘공학수학’ 기말고사에 다음과 같은 시험문제를 낸 적이 있다.

‘x+y=y이면, x=0임을 보이시오.’

학생들은 이 문제에 즉시 당황한다. 이렇게 당연한 사실을 증명해야 하냐고 이의마저 제기한다. 윤교수는 “증명할 수 없다면 어떻게 그걸 당연하다 할 수 있을까요?”라고 답한다.

<사진제공=에이도스>

그가 공대생들에게 중학생도 아는 사실을 증명하라고 한 이유는 ‘익숙함에 맞서 치열하게 의심하는 작업’이 공부이기 때문이다. 명백해 보이는 사실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

지금까지 경험을, 선입견과 편견을 의도적으로 비우는 데서 배움은 출발한다.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것,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심하고 합리적으로 질문하는 데서 진정한 배움이 시작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떨리지 않는 안정된 시스템을 연구하는 공학자인 윤 교수는 ‘떨림’을 말한다. 고장 난 나침반은 더 이상 떨리지 않는다. “떨리는 게 정상이야”라고.

이 책은 그동안 여러 매체에 실려 화제가 됐던 그의 칼럼 가운데 67편을 모았다. 대학에서 공학을 가르치는 공학자가 오랜 세월 고민하고 사유해 온 내용을 담은 과학 에세이다.

무엇보다 이 책 자체가 수학을 배우면 어떤 사유를 할 수 있는지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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