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통해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가운데,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등 방북 수행원들이 북한 대외경제 총괄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 <사진=오복음 기자>

[이뉴스투데이 오복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통해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선언 안에는 남북한 경제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일부 스케줄까지 명시돼 있어 경협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였다. 

양측은 이번 평양선언문에 동해선과 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연내 개최하고, 조건이 마련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또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문제를 협의하고, 자연생태계 보호·복원을 위한 환경협력을 추진하고 산림협력이 성과를 내도록 노력한다고 명시했다.

남북경협 내용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자 이번에 방북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의 사업 구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방북 첫 날인 18일 북한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리용남 내각부총리 등 북측 대표 경제인 6명과 면담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 경제 당국과 남측 방북 경제인의 상견례 차원의 만남이었던 데다 참석자가 많아 심도깊은 남북경협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면담에서는 남북이 이전부터 논의해온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철도·도로 건설 협력, 산림조성 사업 등에 대한 얘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북 이틀째인 19일에는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 조선인민군 122호 양묘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 방북으로 삼성과 LG 등 기업 총수들이 북한과의 경제 협력 구상을 구체화 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삼성은 지난 1999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에서 생산한 브라운관 TV와 전화기, 라디오 등 부품을 평양에서 위탁가공 생산하며 북한과 연을 맺은 바 있다.

삼성전자만 놓고 봤을 때는 북한과의 협력이 쉽지 않지만 그룹 계열사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건설·조선·상사·바이오·광고 등 검토해볼 만한 대북사업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삼성물산은 최근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팀을 최근 구성해 임원 1명과 간부급 인원 3명 등 총 4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의 경우 LG상사를 중심으로 한 자원 개발과 LS그룹과의 협력을 통한 인프라 구축 사업 등이 예측된다. 2000년대 초 LG상사가 대북 임가공사업 상담 센터를 운영하는 등 중소기업 대북진출 창구역할을 도맡아 했었기 때문이다.

또 LS그룹은 전력과 통신, 인프라, 철도, 가스 등 기간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LG그룹은 이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이번 방북으로는 구체적인 남북경협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20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후 브리핑에서 남북경협과 관련해 "잘 아시다시피 경제협력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문제가 풀려야 된다"며 "우리 정부에서는 비핵화문제 해결을 위해서 긴밀하게 협력했고 비핵화 문제 진전은 곧 국제 사회에서 새로운 국면을 도래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시점에서 어떤 상황에서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윤 수석은 "이번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방북한 것은 당장의 경제 협력의 성과를 내기 위함 보다 앞으로 전개될 한반도 새로운 지형에 대비해 올라간 것이고, 그분들이 앞으로 현재와 다른 여건이 적용됐을 때 많은 역할을 해 주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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