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왼쪽)이 계열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비대면채널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하는 키움증권(오른쪽)이 시장점유율과 관련해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비대면영업 강자 키움증권이 긴장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업체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바로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419억원의 자기자본을 기록한 소형 증권사다. 인수가격은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펀드온라인코리아 경영권 매각전에 참여하며 증권업 진출을 타진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가 증권업에 진출하려면 금융당국에 금융투자업 인허가를 신청해 심사를 통과하거나,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법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후자 방법으로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가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수익성 제고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기준 간편송금업자 미상환잔액 규모는 1165억5000만원이었다. 미상환잔액은 2016년 236억9000만원, 지난해 785억5000만원으로 우상향곡선을 그려왔다. 전체 간편결제시장의 97.0%를 차지하는 카카오페이와 비바리퍼블리카는 97.1%에 달하는 1131억8000만원의 미상환잔액을 기록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만큼 적자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송금 서비스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뒤 다른 금융 서비스로 수익을 올린다는 전략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는 3월 QR코드·바코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13마일'에 34억원을 투자해 지분 26.4%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의 카카오페이에게 증권업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증권업에 진출하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운용할 수 있다. 또 이미 알리페이가 운용을 시작한 머니마켓펀드(MMF)에도 진출할 수 있다. 사업이 다각화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생활금융 플랫폼과 더불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다각도로 보고 있고 증권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카카오톡 내 트레이딩시스템을 적용한다든지 하는 계획도 연구, 협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증권업에 진출하면 비대면·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키움증권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키움증권은 2000년 5월 온라인 위탁매매를 시작하며 출범했다. 키움증권은 국내에 단 한 곳의 지점을 두지 않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웅문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 등 비대면 채널로만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강력한 고객기반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카카오톡 플랫폼에게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에 증권업계는 카카오페이가 증권업에 진출해 카카오톡 중심의 전략을 펼칠 경우 비대면채널 점유율(M/S)을 두고 카카오와 경쟁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증권사가 카카오톡으로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면 소비자 접근성 측면에서 사실상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분기 말 16.34%의 주식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모든 계좌가 비대면으로 개설되는 키움증권의 특성상 16.34%의 비대면 채널 점유율을 기록한 것과 같은 의미다. 2위권 그룹이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기록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만약 카카오가 증권업에 진출해 비대면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한다 해도 HTS, MTS 등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카카오가 증권사를 인수해 어떤 행보를 펼칠 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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