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서울 사무소<사진=한솔제지 홈페이지 캡처>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국내 제지업계 1위 한솔제지가 글로벌 감열지 생산능력 1위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감열지를 통해 불안정한 수익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한솔제지의 대전 신탄진공장 설비 증설이 마무리된다. 이를 통해 한솔의 감열지 생산능력은 18만6000톤에서 35만500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주로 영수증이나 라벨용지로 사용되는 감열지는 열을 가하면 색상이 변하는 특수지다.

한솔은 지난 1989년부터 충남 천안공장을 통해 감열지를 생산해왔다. 이와 함께 2013년부터 유럽 감열지 업체인 샤데스, 텔롤, 알앤에스 등을 인수합병(M&A)했다. 이후 2016년에는 신탄진공장에 485억원의 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감열지를 선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솔은 지난해 기준 신탄진, 장항, 천안 공장에서 22만톤의 감열지를 생산해 일본의 왕자제지(30만톤), 독일 쾰러(27만톤)에 이어 전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탄진공장 증설라인이 가동되면 한솔은 감열지 생산능력 글로벌 1위에 오르게 된다.

한솔이 감열지를 미래성장 동력으로 설정한 이유로는 꾸준한 시장 성장세와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가 꼽힌다. 글로벌 감열지 소비량은 지난 2016년 114만톤이다, 오는 2020년에는 178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5년간 시장규모가 연평균 4%씩 성장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감열지 시장 성장과 함께 한솔의 특수지 사업 비중도 커졌다. 한솔의 감열지 비중은 특수지 매출액(올해 상반기 2322억원)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감열지 매출액은 1857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1595억원)과 비교할 경우 16.4% 성장한 수치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게 됐다. 한솔은 종합제지업체로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을 생산한다. 인쇄용지의 경우 주원료로 펄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 펄프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국제 펄프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970달러(약 109만원)에서 올해 6월말 1050달러(약 118만원)로 8.2% 상승했다. 

펄프가 인상으로 한솔 인쇄용지 부문 영업이익도 감소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도 펄프가격 고공행진에 인쇄용지 부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많이 감소했다”며 “펄프가격은 유가와 마찬가지로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현재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부터 중국 환경규제 영향으로 산업용지의 원료로 사용되는 폐지(고지)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이는 안정성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정책을 바꾸면 다시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감열지 시장은 올해 초 검은색 잉크 수급문제로 생산이 부족했던 점을 제외하면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감열지는 라벨에 인쇄된 정보가 손상되지 않도록 추가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한솔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제지업계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는 특수지, 특히 감열지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왔다”며 “감열지 시장은 수요가 지속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신탄진공장에 대한 설비 투자를 통해 글로벌 감열지 ‘넘버 원’ 업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은 그동안 한 사업이 부진하면 다른 사업을 강화하는 유연한 대응으로 계속해서 성장해왔다”며 “상호보완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장점과 안정적인 감열지 시장을 공략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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