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A6 35 TDI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1014대가 판매되며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아우디 A6.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양강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고,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그 틈새를 파고들면서 '4강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벤츠는 3019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1위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BMW는 2383대를 팔아 2위를 기록했다.

두 브랜드는 수입차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판매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벤츠의 8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36.0%, 전년 동기 대비 42.7%가 빠져나갔다. BMW는 전월 대비 39.8%, 전년 동기 대비 41.9%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벤츠는 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급감했다. C클래스와 E클래스 등 주력 차종이 연식변경을 앞두고 있어 재고가 거의 소진됐다. 또 이달부터 적용된 새 배출가스 측정 기준(WLTP)을 충족하는 신차 투입이 지연되면서 판매할 물량이 부족한 상태다. WLTP는 인증 기준이 까다로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잇따른 화재사고로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판매에 악영향을 끼쳤다. 또 벤츠와 마찬가지로 WLTP 도입에 앞서 상반기에 이미 기준 미달 물량을 빠르게 소진시켰고, 재고가 동난 상태다.

폭스바겐은 이르면 10월께 아테온을 출시하고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폭스바겐 아테온

반면,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성장세는 거세다. 아우디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월 대비 47.0% 확대된 2098대를 판매하며 3위를 차지했다. 2위인 BMW와의 판매차는 285대로, 크지 않다.

이어 폭스바겐은 전월 대비 11.9% 증가한 1820대를 팔아치우며 4위를 기록했다.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는 이미 올 초부터 판도 변화가 시작됐다. 벤츠와 BMW는 지난 2월까지만해도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판매가 재개되면서 점차 후순위로 밀려났다.

지난달의 경우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판매 상위 1~3위권을 싹쓸이 했다. 1위는 아우디 A6 35 TDI(1014대), 2위는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937대), 3위는 아우디 A3 40 TFSI(701대)가 차지했다.

특히 아우디는 현재 A4와 A6 2개 차종만 시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 3위에 올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2, Q5와 세단 A7, A8 등 판매 차종이 확대되는 내년부터 빠르게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은 이르면 10월께 프리미엄 세단인 아테온을 투입하고 판매 화력을 더한다는 전략이다. 또 내년에는 대형 SUV 투아렉과 해치백 골프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와 BMW의 신차가 투입되면 업체간 판매격차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하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디젤게이트'를 극복하고 빠르게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고 있는 만큼, '독일차 4강구도'가 재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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