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사장).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LG전자와 소니 등 글로벌 가전기업들이 로봇에 역량을 집중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폐막한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는 LG전자가 산업용 웨어러블 수트봇을 공개하고 소니가 2세대 로봇 강아지 ‘아이보’를 공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국내 벤처기업인 바람(VARRAM)도 개에게 먹이를 주는 로봇 ‘펫 버디’를 공개해 독일 방송에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여기에 화웨이와 구글, 아마존 등 인공지능(AI)에 역량을 모은 글로벌 기업들도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도 유독 로봇에 한해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AI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을 뿐 로봇에 대해서는 결과물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사장)는 IFA 기자간담회 당시 로봇 사업에 대해 “AI 개발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AI 플랫폼만 있으면 붙이는 하드웨어에 따라 로봇이나 스마트홈, 스마트시티가 될 수 있다”며 “결국 하드웨어 형태는 나중 문제며 AI플랫폼을 먼저 만들어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순위를 따지자면 어떤 제품을 내놓는 것보다 뇌 역할을 맡는 AI플랫폼을 제대로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똑똑한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로봇의 하드웨어보다 두뇌 역할을 할 AI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삼성의 로봇 사업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공업용 AI 로봇인 ‘사람(SARAM)’의 상표 등록을 마쳤다. 또 그동안 도우미 로봇과 다관절 수직로봇 등을 꾸준히 개발했으나 사업화에 이르진 않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2007년 10월 6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하면서 에너지와 바이오, 프린터, 시스템LSI, 와이브로와 함께 로봇을 선정한 만큼 이에 따른 채비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전장사업이나 AI에서 취한 전략처럼 로봇 하드웨어도 인수·합병(M&A)을 통한 단기간 성장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한화 약 9조원을 들여 글로벌 자동차 전장기업인 하만을 인수했다. 그동안 전장사업에서는 LG전자보다 속도가 뒤쳐져 있었으나 이 M&A를 계기로 순식간에 앞지르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AI 역시 비브랩스 등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면서 단기간에 성장한 바 있다. 

이미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투자조직인 삼성넥스트는 올해 초 이스라엘의 로봇 기업인 인튜이션로보틱스에 한화 약 67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정용 로봇 개발을 염두해두고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M&A에 보수적이었던 LG전자마저 로봇 분야에서는 활발하게 M&A를 추진하고 있어 시장에서 매물 찾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로보스타와 로보티즈, 에스지로보틱스,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 로봇 기업에 대한 M&A를 진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에만 7건의 M&A를 성사시켰으나 2017년 이후에는 실적이 전무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시 M&A를 추진할 경우 AI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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