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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이달 중 5G 장비 공급 업체 선정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가 일본까지 확대되면서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채택에 따른 비난 여론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5G 주파수 사용 시점이 오는 12월 1일로 다가옴에 따라 5G 장비 공급 업체 선정의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3사는 화웨이를 비롯해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주요 제조사의 5G 장비 선정을 위한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장비 업체 선정을 마무리한 10월부터는 본격적인 5G망 설비 구축에 들어간다. 

최근 미국과 호주, 일본 등이 화웨이 규제를 고심 중인 배경에는 장비를 통한 '사이버 스파이'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단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이들 국가는 화웨이가 통신 장비에 백도어(Backdoor) 프로그램을 설치해 중국으로 데이터를 유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인 점을 들어 화웨이와 중국 정부가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이다. 

화웨이 측은 사이버 보안과 관련하여 문제 제기 받은 사안은 한 건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LG유플러스와 화웨이의 협력을 반대하는 국민청원 게시글 수십여 개가 올라와 있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화웨이 보안 이슈가 불거지면서 SK텔레콤과 KT는 화웨이 5G 장비 도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 정부는 5G망 구축에 외산 장비가 아닌 국산 장비의 활용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국산 장비가 없는 5G망 구축을 하면 세계 첫 5G 상용화의 의미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3월 열린 5G 시대 지능형 디바이스 제작 지원 전략 간담회에서 "우리 통신 장비와 디바이스가 빨리 준비되지 않으면 우리가 구축한 판에서 해외기업만 좋은 일을 시킬 수 있어 걱정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SK텔레콤과 KT는 4G 롱텀에볼루션(LTE) 구축 당시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의 제품을 병용했고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까지 함께 사용 중이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 도입 의지를 보이는 데는 이미 화웨이 장비를 사용 중인 만큼 장비 관리와 호환성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5G 상용화 초기 단계에서는 5G와 LTE가 복합표준 형태로 구축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월 강릉 강릉올림픽파크 KT 5G 홍보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5G 준비 완료 기자설명회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황창규 KT 회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보안 논란에도 불구 화웨이의 기술력과 가성비는 국내 이통사들에는 매력적인 요소다. 화웨이는 5G망 구축 황금 주파수 대역인 3.5㎓ 통신 장비와 관련 선도업체로 꼽히고 있다.

화웨이는 경쟁 업체보다 30%가량 저렴한 통신 장비 단가를 내세워 지난해 기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28%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5G망 구축의 핵심인 3.5㎓ 대역 장비 개발을 지난 5월 끝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1분기 이상 앞서 개발된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7월 5G망 구축을 위한 장비를 공개하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5G 전국망 장비를 이통사들이 원하는 적기에 공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국내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40%)의 독보적인 1위 업체다. 하지만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작에서는 점유율 28% 중국 화웨이에 이어 27%의 스웨덴 에릭슨, 23%의 핀란드 노키아에 이어 3%의 점유율로 5위에 자리한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는 삼성전자와 5G 단말을 최초 시연하는 등 5G 데이터 통신에 성공했다. SK텔레콤도 지난 6월 삼성전자, 노키아와 함께 3.5㎓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통신 시연에 성공했다. 7월에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국제 5G 표준에 부합하는 '5G 전용 교환기'도 개발했다. 여기에 비춰볼 때 SK텔레콤과 KT는 화웨이를 배제한 사업자들과 협력해 5G 핵심 기술을 지속해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권영수 LG 부회장(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29일 LG유플러스 임시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화웨이 5G 장비 도입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아직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의 화웨이 5G 장비 도입은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재임 중 결정한 사안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체제에서도 화웨이 장비 도입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발언으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은 지난 6월 MWC 상하이 2018에서 "참여업체 중 화웨이만 살펴봤다"며 "화웨이는 성능과 품질뿐 아니라 딜리버리(장비 배송)등을 일정대로 진행할 것 같고, 기술력 측면에서도 가장 앞서있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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