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휴업 회계사 수가 7000명을 넘어섰음에도 선발 인원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월 18일 서울 서대문구 공인회계사회에서 '회계개혁'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금융위원회가 '휴업 회계사' 수가 7000명에 달하는데도 회계개혁에 따른 수요증가를 전망하면서 회계사 선발 인원 확대를 검토하자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27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회계사 2만75명 가운데 휴업신고를 한 회계사는 7256명을 기록했다. 전체 36.1%에 달하는 규모다. 휴업회계사는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공인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회계법인, 감사반에서 회계감사 업무를 담당하는 대신 일반 직장에서 다른 업무를 보는 회계사를 의미한다. 휴업 회계사는 2008년 6월 말 3364명으로 전체의 29.6% 수준이었지만, 지난 10년간 휴업자가 2배 이상 폭증하며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휴업 회계사가 늘어난 요인으로는 선발원인의 무분별한 확장이 손꼽힌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에서 기업의 회계 투명성 제고 요구가 증가됐다. 이에 2000년까지 400~500명에 그쳤던 회계사 선발규모는 2001년부터 1000명을 웃돌았다. 2009년 이후에도 900명 이상이 선발되고 있다. 회계업계는 과당 경쟁에 돌입하며 업무 강도가 강해졌고, 처우 개선이 미미해지며 회계법인 이탈자를 낳았다. 기업에서 회계감사 중요성을 강조하며 회계사 채용을 늘린 측면도 있다.

금융당국은 회계사가 국가에서 자격을 획득해 업무를 관장하는 만큼 '자격증 남발'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특히 휴업 회계사 비중이 높아지고 회계법인이 수습회계사를 수용하는 능력이 한계에 직면하는 현재 상황으로 미뤄 선발 인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최소 선발 인원은 850명 이상이었고, 실제로는 매년 900명 이상이 선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는 회계사 선발 규모를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회계개혁을 추진하면서 외부감사법이 개정되자 향후 외부감사 대상이 확대되고, 기업·회계법인의 내부 회계관리 및 감사품질에 대한 규율이 강화되면 회계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은 11월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을 두고 회계사 충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7000명이 넘는 휴업 회계사가 있는데도 선발 규모를 늘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휴업 회계사가 본업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인책을 써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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