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이 지나간 24일 오전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리의 배 과수원에서 한 농민이 강풍에 떨어진 배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배승희 기자] 올 여름 가뭄과 폭염에 이어 태풍 솔릭까지 덮치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농가 피해를 보상해 주는 정책성 보험상품에 관심이 쏠린다.

농작물재해보험도 그 중 하나다. 자연재해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보상해 농가의 경영 불안을 해소하고 소득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며 농협손해보험에서만 판매한다. 2001년 사과와 배 2가지 품목으로 시작해 현재 보장하는 농작물은 고구마·파프리카·표고버섯 등을 포함해 57종에 달한다.

농업인들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20% 미만이다. 정부에서 보험료의 50%를 지원하고,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30% 수준을 지원한다. 전년도에 사고가 없었다면 보험료 5%를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지난해 투입된 재정 규모는 3834억7700만원이고, 올해는 그보다 많은 4147억1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보험대상 농작물을 경작하는 개인 또는 법인이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가입신청을 하면 현지 확인을 한 뒤 청약서 작성 등을 거쳐 가입 완료된다. 만약 피해를 입을 경우 보험금은 손해평가를 거친 뒤 계약자가 보험금 청구서를 제출하면 7일 이내 지급된다.

보험료는 키우는 농작물의 종류, 면적, 지자체 지원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진다. 피해를 입은 경우 보상 받을 수 있는 범위는 피해액의 최대 87.7%다.

농작물 마다 가입기간은 정해져 있다. 대개 콩은 6~7월 사이, 벼는 3~7월초 사이, 사과·배·감귤·단감 등은 3월 중 가입 가능하다. 가입 의사가 있다면 키우는 농작물 별 가입기간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전라북도 장수군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씨는 “농작물재해 보험으로 태풍 매미 때도 보상받은 적이 있다”며 “자연재해는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라 안 들어 놓는 것보다는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낮은 가입률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2017년 기준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농가수는 19만5804호, 면적은 32만1331ha(9만7200평)이다.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21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농작물재해보험 대상 품목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벼를 제외한 가입실적은 16.2%밖에 안된다”며 “다수 농가가 재해보험 제도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가입률을 최소한 50%선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부담 비율을 더욱 낮춰 농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정책성 보험으로는 풍수해보험이 있다. 풍수해 등으로 주택·온실·비닐하우스 등이 피해를 입었을 때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행정안전부가 관장하고 민영보험사가 운영한다. 거주지역과 소득에 따라 정부에서 전체 보험료의 52.5~92% 이상을 지원해준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삼성화재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등 5개 손보사에서 취급하고 있다.

보험상품은 주택과 온실 정액보상형(70·80·90%형 선택)과 주택·세입자동산 단체가입형(70·80·90%형 선택), 주택(공동주택포함) 실손비례보상형, 온실대상 손실보상형 등 4종류다. 가입기간은 보통 1년이지만 필요에 따라 최대 3년까지 계약할 수 있다.

풍수해보험도 가입률이 저조한 건 마찬가지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초~7월까지 5개 손보사의 풍수해보험 가입 건수는 주택의 경우 19만596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가입 건수(20만9505건)보다 6.5% 감소했다. 비닐하우스를 포함한 온실 가입 면적도 1165만㎡로 작년 같은 기간(1176만㎡)보다 줄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성보험이 제공되더라도 현장에서 혜택을 봐야 될 사람들이 가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오 국장은 “정책성보험에 대한 인지도 자체가 낮은 점이 문제”라며 “주관부처에서 TV광고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계속해서 홍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