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명예의 전당’을 둘러싸고 선정 기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LoL) 인기 게이머들의 이름은 전당에 들어가 있지만 다른 게임에서 두각을 드러낸 게이머들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 상암동 e스포츠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열린 명예의 전당 개관식 <사진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이뉴스투데이 오복음 기자] ‘e스포츠 명예의 전당’을 둘러싸고 선정 기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LoL) 인기 게이머들의 이름은 전당에 들어가 있지만 다른 게임에서 두각을 드러낸 게이머들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선정 선수가 특정 게임에 치중된데다 선수 정보도 제대로 기재되지 않았다. 이에 관리마저 ‘엉망’ 이라는 지적이 게임팬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e스포츠 명예의 전당 개관식을 개최하고 이를 게임팬들에게 공개했다.

명예의 전당에는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 임요환과 홍진호, 이윤열, 최연성, 이영호 등 ‘아너스(Honors)’ 선수 5명을 비롯해 롤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김종인, 배성웅, 워크래프트3 장재호, 스타1 이제동, 김택용 등 현역 인기 선수 6명으로 추려진 ‘스타즈(Stars)’가 등재됐다.

‘아너스’ 등재는 국내·외 대회 준우승 이상이나 국내 대회 3회 이상, 프로리그 100승 이상,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1000킬 이상의 조건을 충족시킨 114인의 히어로즈를 대상으로 한다.

이 중에서도 조사 대상 대회 기준, 5년 이상 선수 경력을 보유하고 ‘은퇴확인서’를 작성한 선수로 다시 한번 후보가 압축된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남은 후보 5인만이 아너스에 등극할 수 있으며 명예의 전당 헌액은 투표인단의 투표를 통해 70% 이상의 찬성이라는 단계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문제는 ‘아너스’에 이름을 올린 게이머들 대부분이 스타크래프트1의 전설적인 게이머란데 있다. 스타크래프트 외 다른 게임의 게이머들은 ‘아너스’ 명단에 들어가 있지 않아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고개를 들고 있다.

e스포츠 명예의전당 스타즈에 이름을 올린 워크래프트3 장재호 <사진출처=OGN 화면 캡처>

워크래프트3 장재호의 경우 현재 스타즈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아너스에 진입하지 못했다. 장재호는 지난 2003년 손오공배 MBC게임 프라임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WEG 2005 시즌 1·2 우승, 제1회 대한민국e스포츠대상 워크래프트3 최우수선수, WSVG 2007 중국투어 우승 등 굵직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너스에서 제외됐다. 

이뿐 아니라 카트라이더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김대겸'이나 현재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문호준, 피파에서 명성을 날렸던 전 프로게이머 이지훈, 성남FC 소속으로 피파 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김정민 등의 이름이 오르지 못한 것도 형평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대겸은 2005년 Coke PLAY배 카트라이더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제5회 사이버 체전 카트라이더 우승, KOREA E-sports 카트라이더 우승 경력이 있으며, 다음해인 2006년에는 제1회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 카트라이더부문 최우수선수로 수상된 바 있다.

문호준도 2007년 제2회 KeSPA컵 카트라이더부문 우승, TV 카트라이더 리그 연속 5세트 퍼펙트 우승, 넥슨 카트라이더 리그 듀얼 레이스 시즌 3 개인전 우승 등의 경력이 있으며 2008년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 최우수선수상과 2011년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 카트라이더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했다.

전 피파 게이머인 이지훈은 2000년대 초반 WCG 피파부문 금메달을 획득하며 피파 종목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으며 김정민은 2007년과 2008년 WCG 피파 국가대표 뿐 아니라 2014년 EA스포츠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개인전 우승, EA챔피언스컵 서머 우승 등의 경력이 있다.

네이버 '리그오브레전드 팬 사이트'에 한 네티즌은 "e스포트 명예의 전당 너무 스타1·롤만 좋아하는 것 같다"며 "임요환·홍진호야 스타1을 넘어 e스포츠 전체에 기여한 바가 크니 그 공으로 아너스에 들어가지만 이윤열·최연성·이영호가 들어갔는데 워3 전설 장재호가 스타즈에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그냥 워3보다 스1이 한국에서 넘사벽 인기기 때문에 편애하는 것 같다", "FPS에서도 전설 한 명이 있는데 아는 사람이 많이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이렇게 선정된 선수들의 정보 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 안, 각 종목을 대표하는 전·현직 프로게이머 114인이 소개돼 있는 '히어로즈'에는 선수들의 정보도 잘못 표기돼 있다.

롤 프로게이머인 '댄디' 최인규는 스타1 은퇴 게이머인 최인규로 게재돼 있었고, 2016년 블리즈컨 스타2 우승자 변현우는 동명이인 프로토스 '박현우'의 아이디인 'Squitle'로 돼있다.

팬들이 게이머를 비난해 조롱하듯 부르는 별명을 게재해 놓기도 해 관리 허술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대해 명예의 전당 관계자는 "장재호 선수의 경우, 선정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쳤는데 본인이 '은퇴선수가 아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아너스 요건에 충족돼지 않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너스에 오른 이영호 선수의 경우에는 현재 아프리카 스타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위원회가 지정한 공식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아마추어 대회로 간주돼 아너스 자격이 충족됐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위원회에서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것들을 고려해서 기준을 만들었는데, 형평성 등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서로 고민해 좋은 방향으로 바꾸겠다"며 "또 다른 콘텐츠로 의미있는 선수를 소개하면서 기념할 수 있는 것들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홈페이지 관리 부분에 대해서는 e스포츠를 사랑해주시는 팬들과 관계자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라며 "한분씩 일일이 다시 확인 하느라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빠른 시일 내 복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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