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극중에서 쌍문동 여사들이 집으로 방문한 화장품 방판 서비스를 이용받았다. <사진캡쳐=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뉴스투데이 최유희 기자] 1980년대 절대적인 화장품 시장 유통 경로였던 ‘방판(방문판매)’이 최근에도 화장품 매출 비중 10%를 유지하며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중장년층뿐 아니라 편리함·맞춤형 서비스 때문에 20~30대 젊은층도 신규 수요로 유입되고 있다.

2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쇼핑 확산에 맞춰 화장품도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지만 방판은 여전히 매력적인 판매채널로 꼽힌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6조원을 돌파했다. 모바일 거래액만 전년대비 28.6% 상승해 4조1953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이러한 화장품 온라인 쇼핑 매출 성세 천하에서도 방판은 꿋꿋이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화장품 기업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2분기 매출 중 방판 비중은 약 10%이다. 매출규모로 약 1000억원 가량이다.

양사 화장품 사업부문 매출액 중 방판 비중은 최근 5년간 10%대로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12.0% △2015년 14.1% △2014년 16.0%, LG생활건강도 비슷하게 △2017년 11.0% △2016년 10.5% △2015년 10.5% △2014년 10.3% 등이다.

하지만 매출 추이를 보면 그 양상이 다르다. 5년 사이에 큰 폭으로 신장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

LG생활건강은 2014년 약 2000억원에서 지난해에 3600억원으로 늘어 80%나 신장했다.

화장품 업계에 기업 차원 방판 방식이 도입된 건 1964년 아모레퍼시픽(당시 태평양)이 방판 전용 브랜드 ‘아모레’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출시 당시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 회장은 직접 조직을 꾸려 전국을 순회하며 방판 안정화와 확산을 도모했다. 출시 2년 새 방판 점포가 118개로 늘어났으며, 1980년에는 특약점과 영업소를 합친 숫자가 664개까지 늘어나 방판시장은 크게 확대됐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화장품 할인코너가 확산되며 방판시장은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렸고, 한때 최대 화장품 매출 85%를 책임지던 방판은 현재 10%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변곡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중반 신제도를 도입하며 방판은 다시 경쟁력을 확보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카운슬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른바 ‘방판 아주머니’는 화장품에 대한 전문성이 강화된 뷰티 카운슬러로 변모해 소비자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 전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뷰티Q’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올 8월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에서 활동 중인 방문 종사자는 약 3만3000명으로 잠재고객수는 약 250만명에 이를 정도다. LG생활건강은 약 2만명 방문 종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속적인 뷰티 및 고객 응대 관련 교육이 본사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방문판매 가장 큰 경쟁력은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세월이 흐르면서 온라인 채널 비중이 아무리 커져도 방판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정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고객에게도 방판은 편리한 쇼핑 채널이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으로 화장품을 직접 가져오고 설명은 물론이고 풍성한 샘플과 마사지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년 째 매달 꾸준히 방판으로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주부 김미옥(60)씨는 “전문가가 직접 집으로 와서 1:1로 내 피부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그에 맞는 화장품 소개도 해주니 편하고 유용하다”라며 “가격면에서도 백화점이나 화장품 매장에서 파는 제품과 똑같은데 샘플을 정말 많이 잘 챙겨줘 계속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판이 꾸준하게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카운슬러가 고객을 직접 만나서 소통하기 때문에 고객 개개인 피부 타입에 따른 제품과 관리방법, 샘플 증정 등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라며 “한 번 관계를 맺으면 단골 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말했다.

방판 고객 관리 시스템도 스마트 기기 활용, 애플리케이션(앱) 도입 등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 과거처럼 개인적 감이나 기억력, 메모 등에 의지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맞춤형 진단과 분석이 가능해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03년 PDA(개인용 정보 단말기)가 도입된 데 이어 최근에는 앱을 통해 고객과 상품에 대한 분석 자료를 조회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제품 신청도 가능하다”며 “또한 상품 및 미용 정보, 피부 검사 시스템 등도 갖춰 더욱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오픈형 카운슬링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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