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아 열린 추도식에서 "생아자(生我者)도 부모고 지아자(知我者) 또한 부모와 다르지 않다. 정치인 문희상을 낳아준 대통령님은 제 정치 인생 40년의 시작이자 끝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을 기렸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진행된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1979년 동교동 지하 서재에서 대통령님을 처음 뵙고 정치의 길에 들어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의장은 "1997년 12월 19일 대통령에 당선되신 그날 이후 저의 삶은 덤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살아온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국회의장이 돼 대통령님 앞에 섰다"고 고백했다.

이어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에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세상'을 꿈꾸며 대통령님의 길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며 "그 길을 올곧게 따라왔는지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 가치와 정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회고했다. 문 의장은 "우리는 대통령님의 눈물을 기억한다. 대통령님께선 1987년 9월, 독재의 억압에 묶인 지 16년 만에야 광주에 갈 수 있었다"며 "첫 일성으로 '여러분의 김대중이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습니다'라고 외쳤을 때, 운집했던 70만 인파는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울었고, 대통령님도 울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감이 교차했을 그 눈물은 서러움과 미안함, 분열과 증오를 끝내려는 화해와 용서가 한데 녹아든 진정한 통합의 눈물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1998년 2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우리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과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IMF의 절망에 빠져있는 국민의 아픔을 생각하며 한참동안 말씀을 잇지 못하셨다"며 "'국민은 나의 근원이요, 삶의 이유'라던 대통령님의 마음이 온 국민에게 전해진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고 기억했다.

또한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에는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며 오열하셨다"며 "직후인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행사에서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유언과도 같은 마지막 말씀을 남겼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 해 8월 대통령님께선 우리 곁을 떠났다. 이별은 비통했다"며 "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한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민주주의 위기' '서민경제 위기' '남북관계 위기'  3대 위기의 근심을 안고 떠나시게 했다는 죄송함이었다. 한시도 잊지 못할 마음의 짐이며 숙제였다"고 부끄러워했다.

문 의장은 촛불혁명과 판문점 선언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을 업적을 기렸다. 그는 "'“국민은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승리자는 국민'이라던 말씀을 기억한다. 국민은 위대했고 마지막 승리자였으며, 대통령님의 믿음은 옳았다"며 "우리 국민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촛불혁명을 이뤄냈고, 헌법 절차에 따라 이 땅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촛불혁명의 뜻을 받들어 출범한 현 정부는 4.27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해 판문점 평화선언을 발표했고, 이는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며 "전 세계가 우리의 민주주의와 
평화 프로세스를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신께서 뿌린 평화의 씨앗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생사를 넘나들며 지켜낸 민주주의의 나무가 국민 속에서 행동하는 양심이 돼 자라고 있다"며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은 대통령님을 결코 잊지 못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신께선 평화적이고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다. 민주화를 완성했으며 새로운 민주주의의 역사를 만들었다"며 "한반도 평화의 절대가치를 세계에 알린 평화의 상징이었다"고 추모했다.

문 의장은 "지금 국회는 민생을 살려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만 하고, 협치를 통해 의회주의가 만발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님의 의회주의 정신을 받들어 뚜벅뚜벅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 곳 하늘에서도 국회가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알려주시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국민과 함께 완성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시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대통령님 한없이 보고 싶고 또 보고 싶다"며 "사무치게 그립다. 부디 편히 쉬소서"라고 추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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