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한 지역에 위치한 커피숍에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쌓여있다.

[이뉴스투데이 강민수 기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네. 0000원 입니다." <서울 강남구 A 커피숍>

정부가 지난 2일부터 본격 시행한 커피전문점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가 2주차에 돌입했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컵 사용량은 줄지 않고 있다.

환경부가 이달부터 ‘자원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1조와 시행령에 따라 지자체에서 매장 내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연면적 33㎡(약 10평) 이상 매장에서는 고객이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실 경우 일회용 컵을 제공할 수 없고, 머그잔 등 다회용 컵이나 종이컵을 사용해야한다.

매장 밖으로 나가는 고객에게만 일회용 컵 사용이 가능하며 만약 이를 어길 경우 200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반 중소형 등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은 여전히 플라스틱 컵 사용량이 많은 모양새였다.

이날 12시30분께 강남지역 일대 중소형 커피숍 매장을 찾았다. 선릉역에 위치한 한 커피전문점 내부는 점심식사 후 커피 한잔을 하기 위해 나온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약 20~30여 개 남짓되는 테이블에는 전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올려져 있었다. 이 매장은 주문시에도 안내를 하지 않았고 예전과 다름 없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일괄 제공하고 있었다.

주문대에 비치한 '매장 내 고객에게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였다.

직장인 최인주(가명, 여, 32세)씨는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 "줄곧 일회용 컵을 사용해 왔던 만큼 소비자들도 불편한 것을 꺼리게 되기 마련이다. 솔직히 거부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한 커피전문점 매니저는 고객과 실랑이를 하는데 대한 피로를 호소했다.  

그는 "머그컵이나 아이스 전용 잔으로 제공하면 보통 싫어하는 고객이 대다수"라며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하거나 짜증을 내는 이들도 있어 점주나 매니저 입장에서도 정말 골치 아플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몇 커피전문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대부분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직장인 한인섭(남, 36세)씨는 "신문을 보니 가이드라인이 불분명하다는 내용이 있더라. 다니는 까페마다 혼선도 있어 보인다"며 "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나라는 항상 대책도 없이 '하지마'를 먼저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가로수길 소재 한 커피전문점 직원은 "설거지하고 물기 닦고, 말리고 또 주문받고 하다보면 정말 정신이 없다"며 "고객들이 몰리면 눈 깜짝할 사이에 설거지 양이 늘어나는데 죽노동이 이런 것이구나 라고 느낀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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