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이트에서 카드로 결제할 경우 이중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았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최유희 기자] #아고다에서 사이판 호텔을 예약한 홍희연(30)씨는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아고다와 끊임없이 연락을 계속 해야 했다. 카드 청구서를 확인하니 사이트에서 웹 예약 때 봤던 금액보다 약 2만원이 더 지불됐기 때문이다. 이를 알아보니 원화결제를 해서 이중수수료가 붙은 것인데 이를 돌려받기 위해 본사에 항의 메일을 직접 보내야 했다. 환불을 못 받을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메일에 계속 신경 쓰는 것이 번거로웠다.

여름을 맞아 국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숙박 예약을 위해 아고다를 검색하면 ‘이중수수료 환불받는 법’ 등이 연관 검색어로 등장한다. 결제 시 ‘원화’를 선택하면 수수료가 2번 붙는데 소비자들이 이 사실을 몰라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고다에서 숙박을 예약한 사람들 중 원화로 결제한 이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아고다와 같은 외국계열 사이트에서는 현지통화로 결제를 해야 수수료가 이중으로 나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원화를 택하는 것은 원화금액이 더 익숙하고, 일부는 결제 시기와 비용 청구 시점 차이로 환율 변동 요소가 발생하는 점을 염려해서다.

호텔 예약 사이트 '아고다' 홈페이지

결과적으로 원화를 선택해 카드 결제를 하면 달러로 변환된 후, 원화로 다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 수수료가 2번 붙게 된다. 오히려 더 손해를 보는 셈이다. 수수료 비율은 그리 크지 않으나, 호텔 결제 금액이 큰 경우 몇 만원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소비자 가운데 이러한 이중 수수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외국계열 사이트들은 원화 결제 후에서야 ‘해외원화 결제시 추가 수수료 부과되므로 현지통화 거래가 유리합니다’라는 문자 공지를 발송한다.

본인이 선택한 결정이지만 만회 방법이 없지 않다. 본사 측에 항의 메일을 보내면 번거롭지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면에 이를 몰라 돌려받지 못하고 분통만 터지거나, 카드 내역을 확인하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원화 결제 후에서야 ‘해외원화 결제시 추가 수수료 부과되므로 현지통화 거래가 유리합니다’라는 문자 공지를 뒤늦게 카드사에서 발송하고 있다. <사진제공=온라인커뮤니티>

홍희연씨는 “원화가 익숙해 3박4일 호텔값으로 74만7210원을 결제했다. 결제하고 나니 현지통화로 결제를 해야 수수료가 이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공지를 할뿐더러, 실제 카드 명세표에는 내가 결제한 금액보다 1만6400원 가량이 더해진 76만3650원이 적혀 있었다”며 “블로그에서 본대로 아고다 본사 측에 메일을 보낸 뒤 수수료를 제외한 1만6400원을 환불받았다”고 말했다.

홍씨는 “환불받기까지 한 달 정도가 걸렸는데 피해 입은 고객들이 일일이 신청해야만 환불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어이가 없다”며 “아고다도 고객들의 불만을 분명 알고 있을 것 같은데 개선의지가 없는 것 같다. 앞으로는 아고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불 받기 위해 한국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지만 이 역시 무용지물이라는 불만사항도 빈번하다. 대기하라는 말만 나올 뿐 연결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아예 연결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전화걸기에 지쳐 결국 이메일로 문의를 보내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2주가 지나도록 아고다 측이 메일을 확인을 안 해 한 번 더 메일을 보내니 그제야 환불 상황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고다에서 사용 가능한 기프트카드 적립금(유효기간 3개월)으로 환불해준다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고객은 “3개월 내 아고다를 이용할 일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며 “이렇게 불편한 사이트라는 걸 경험했는데 누가 다시 사용하겠나. 기프트카드가 필요 없다고 하니까 카드 취소로 입금해줬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아고다를 검색하면 ‘이중수수료 환불받는 법’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캡쳐=네이버>

최근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최근 3년간 호텔 예약 사이트 피해구제 신청은 273건이다. 지난해에만 130건이 넘는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1%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월 아고다 이용자 3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그 결과 부가세, 이중환전, 카드수수료 등 최초 표시 가격 이외에 최종결제금액에 포함되는 비용을 뜻하는 ‘추가 비용’이나 ‘결제 시스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각각 3.07점, 3.52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아고다 측은 “아고다 기프트 카드 적립금, 현금 환급 등 환불 처리를 해드리나 호텔 이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며 “환불될 때는 환율 때문에 원화에는 금액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은행 영업일 10일 이내로 처리되며 신용카드 내역서로 환불금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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