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리얼 버라이어티 '엑소의 사다리 타고 세계여행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OTT) 옥수수와 올레 tv 모바일이 넷플릭스에 대항할 힘을 얻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한다. SK브로드밴드 옥수수, KT 올레 tv 모바일은 공격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와 함께 드라마, 예능 등 자체제작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였다. 

옥수수는 모바일을 주매체로 활용하는 1020세대들이 선호하는 '레드벨벳의 레벨업프로젝트', '사다리타고 세계여행 EXO 첸백시편' 등을 제작 서비스 중이다. 올레 tv 모바일도 '두부의 의인화', '방과 후 연애 시즌2'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통신 OTT들이 앞다퉈 오리지널 콘텐츠 역량 강화를 하는 이유는 젊은 층의 영상 시청 행태가 TV에서 모바일로 옮겨오는 점, 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의 공세가 강화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N스크린(OTT) 시청행태 조사'에 따르면, 1개월 내 한 번이라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상을 시청한 '순이용자비율'은 94.38%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90% 이상의 높은 영상 이용률을 보였으며, 특히 13세~19세의 이용률이 96.34%로 가장 높았다. 동영상 이용시간도 월평균 726.84분으로 전체 스마트폰 이용 비율의 10.36%에 달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는 SK텔레콤, KT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일시적으로 진행한데 이어 최근에는 자사 IPTV 내 넷플릭스 서비스 도입까지 검토 중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개국, 1억2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영화, 드라마, 예능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국내에는 2016년 처음 선을 보였다. 넷플릭스가 국내 인지도를 쌓는 데는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옥자'가 큰 몫을 했다. 

한달에 10달러만 내면 영상 콘텐츠를 마음껏 볼 수 있고, TV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기기에서 넷플릭스 콘텐츠의 스트리밍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통신3사의 미디어 고객을 빼앗을 경계 대상으로 여겨진다. 

'콘텐츠 자체 제작'과 '유통'의 사업모델을 가진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에서만 '범인은 바로 너', '미스터 선샤인'을 선보였으며 이뿐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하는 예능 프로그램 'YG전자', 사극 좀비 드라마 '킹덤' 등 한국형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 중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이용자 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으나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에서 30만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에는 본토인 미국 내 가입자 수가 67만명이 증가했고 해외가입자도 447만명이 추가됐다.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및 CEO(왼쪽)와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가 2016년 6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리스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차별적인 계약(수익 배분), 또 망 사용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것이다.

넷플릭스가 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와 가장 먼저 손을 잡은 이유는 넷플릭스의 해외 진출 기조가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자를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데 있다. 이는 9대1의 수익배분율을 깨지 않기 위함이며, 또 넷플릭스의 다음 목표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KT를 통한 국내 콘텐츠 시장 진출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7일 열린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암 미디어부문장은 "넷플릭스와 협조할지 경쟁할지 고민 중이지만, 중요한 것은 넷플릭스와 국내 유료방송사 간 계약 조건"이라며 "넷플릭스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9대1 수익 배분을 요구하고 미국에서 오는 통신망의 대가를 통신사가 지급하는 만큼 넷플릭스와 협업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과 손을 잡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서비스와 기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강조하면서 "글로벌 동영상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올해 옥수수 콘텐츠 비용을 지난해보다 5배 많은 100억으로 늘렸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서도 "기본적인 미디어 사업전략은 자회사 SK브로밴드의 미디어 플랫폼인 '옥수수'를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서비스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와 제휴 추진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다른 콘텐츠 사업자와 형평성을 고려해 넷플릭스와도 적정한 망 사용료를 고민 해야 하고, 국내 미치는 영향력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터넷 트래픽을 일으키는 페이스북, 구글의 유튜브 등 외국 플랫폼들은 적절한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통신사와 넷플러스와 망 사용료 논의에도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 이 같은 비용은 통신사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전가될수 밖에 없다. 

지난해 8월 월트디즈니의 로고가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의 모니터에 나타나 있다. [연합뉴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내년부터 넷플릭스가 처한 상황이 변하는 만큼 디즈니와 폭스의 콘텐츠가 넷플릭스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달 27일 월트디즈니와 21세기폭스 주주들은 양사의 합병을 승인했다. 넷플릭스 콘텐츠 중 30%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면서 옥수수와 넷플릭스가 주도권 경쟁을 벌여볼 만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디즈니플릭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할리우드의 일부 사람들은 디즈니사가 내년 말 도입할 넷플릭스 스타일의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 론칭을 계기로 넷플릭스와 라이센스 계약이 만료되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당장 3월 '캡틴 마블'을 시작으로, 극장에서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가 개봉하는 모든 영화들이 이후 넷플릭스 대신 디즈니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편, KT 올레 tv 모바일은 '두부의 의인화', '방과 후 연애 시즌2' 외에도 아이돌 예능 '워너트래블'과 '데뷔하겠습니다', '아이콘(iKON) 심쿵 청춘여행', 국내 최초 일반인이 참여하는 드래그 레이스 콘텐츠인 '저스피드'를 공개한 바 있다.

옥수수의 오리지널 콘텐츠 '엑소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첸백시 일본편'은 5월 21일 첫 방송 이후 옥수수 출범 이래 최단기간인 39일만에 2000만뷰를 돌파하기도 했다. 엑소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은 ‘레드벨벳의 레벨업 프로젝트2’에 이어 2000만뷰를 돌파했으며 일본, 태국 등의 러브콜에 힘입어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앞서 옥수수가 서비스했던 '애타는 로맨스', '복수노트' 등 오리지널 콘텐츠도 공고한 팬덤을 유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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