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로드뷰티샵들이 개문냉방 영업중이다. <사진=최유희 기자>

[이뉴스투데이 최유희 기자] 6일 명동 거리에는 미샤, 바닐라코, 더샘 등 뷰티 로드숍 매장들이 열이면 아홉 문을 열고 시원한 냉방공기를 바깥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냉방공기에 시선이 가고 잠시 열 식히자는 마음으로 매장으로 들어가보면 실제 매장의 온도는 매장 입구에서 느끼는 시원함보다는 덜했다.

한 매장 직원은 ”바깥에서 느끼는 시원한 공기에 고객들이 매장으로 발길을 옮기게 되면 매출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올여름 폭염으로 여름 전력 사용이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문을 열어둔 채 냉방하는 ‘개문냉방’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 않다. 설상가상으로 이렇다 할 단속도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왜 올해는 지난 2016년처럼 개문냉방 단속으로 1차 적발 때는 경고를, 2차 적발부터는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 50만~300만원을 부과하지 않는 것일까.

6일 업계에 따르면 개문냉방이 전력 낭비라는 지적이 매년 꾸준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지만, 에너지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할 수 없기에 업주의 자발적 동참만 기대하는 상황이다.

현행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에너지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에너지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대다수 뷰티샵이 개문냉방을 하는 실정에 대해 한 뷰티 프랜차이즈샵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 단속 나올 때야 본사 측에서 개문냉방 하지 말아달라고 권유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문을 닫고 하던 열고 하던 영업하는 점주 마음이라 그런 부분까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명동 뷰티샵에서 마스크팩을 구매해 나오던 이지은(23)씨는 “너무 더워서 잠시 열을 식힐 겸 들어갔다가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마스크팩을 구매했다”며 “뷰티샵에 들어가게 되면 ‘뭐 필요한 거 없나’ 둘러보게 되고 꼭 하나씩은 사다보니, 에어컨 바람을 바깥으로 나오게 해서 발길을 끄는 것이 하나의 영업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에선 딱 한 브랜드의 뷰티 프랜차이즈샵만 문을 닫고 영업 중이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본사 관계자는 “단속이 느슨해졌다고 해도 여름철에는 항상 점주들에게 개문냉방을 하지말아달라고 권유하고 있다”며 “에너지효율 문제도 매년 나오고 있다보니 권유를 하는데 매장에서 잘 지켜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환경운동연합이 7월 여름철 피크타임 에너지소비실태 파악을 위해 상점이 모여 있는 종로구, 중구 일대 중심으로 개문냉방 107개 상점을 조사한 결과, 상점 입구 온도가 폐문냉방 상점보다 0.9도 높게 조사됐다.

개문냉방으로 인해 냉방에너지가 유실되어 매장 내 온도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폐문냉방보다 전력 소모가 최대 4배까지 늘어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개문냉방 영업 매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있어 시민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때 전력수요를 조절하기 위한 노력은 상가, 기업, 시민들이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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