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대책의 타겟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최근 급등세로 돌아섰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주 16억7000만원에 팔렸다. 사진은 은마아파트.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한동안 꺾였던 서울 집값이 상승 전환하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동시에 정부가 추가적 규제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5% 상승하며 3주 연속 상승폭이 증가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단속을 본격화하고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도 커졌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박원순 시장의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영등포(0.28%)와 용산(0.27%)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박 시장이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여의도와 용산 일대 아파트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7월 중순 11억5000만원에 팔린 대교아파트 전용면적 95㎡는 8월 12억원대에 매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면적 59㎡는 지난 1일 11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6월 최고가인 10억5000만원보다 1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촌동 공인중개사사무소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 용산 마스터플랜 개발계획 발표로 정부의 추가 규제 발표 여부와 관계없이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7단지 전용 66㎡는 지난주 11억50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현재 12억원을 호가한다. 목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급매물이 없어 호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대책의 타깃인 강남 재건축 단지들도 급등세로 돌아섰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주 16억7000만원에 팔렸다.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연 초 16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달성한지 반년 만에 후반대까지 올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매도자들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두고 투기수요를 잠재우고 집값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로 수립된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이 벌써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상승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 부족’이라고 진단한다. 시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공급이 차단되자, 오히려 신규 분양으로 수요가 더 몰리고 있으며 집값까지 상승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8·2 대책이 시행된 이후 생긴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서울로 주택 수요가 더 몰리고 있다. 여러 채를 보유하면 세금 부담이 커지고 대출도 잘 안 나오는 만큼 차라리 입지 좋은 곳에 한 채를 가지는 편이 더 낫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서울 집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는 정부가 추가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8.2 대책을 통해 다양한 규제 정책을 한꺼번에 쏟아내며 집값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집값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책 발표 1년 만에 추가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일부지역의 집값이 상승한 반면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제도를 운영함에도 과열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시장 모니터링을 해 일부지역을 추가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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