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계속되는 폭염 속에 여름휴가가 성수기를 맞았지만 재계 총수들은 특별한 휴가 일정 없이 조용한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 신산업 발굴 등 대내외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여름휴가 계획 대신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지난 9일 삼성전자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는 문재인 대통령 주문에 화답해야 한다.

또한 이 부회장이 올 상반기 해외출장에서 AI(인공지능), 전장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폈던 것을 고려해 볼 때 이와 연계한 투자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은 전 세계 거점 도시에 AI 센터를 설립하고 2020년까지 AI 전문가 1000명을 모집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자택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계획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유가상승 등 글로벌 무역분쟁 여파가 자동차 업계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고 25% 관세 부과 결정을 앞두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추가 관세 부과 시 현대차는 1조1000억원, 기아차는 6810억원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최태원 SK회장은 휴가를 반납하고 최근 발생한 라오스댐 사고의 수습에 집중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지난 23일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수력발전 댐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로 수백 명 인명피해가 발생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긴급 구조단을 급파하는 등 사고 복구와 지원에 애를 쓰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추후 조사를 거쳐 밝혀질 전망이지만 시공사인 SK건설에도 상당한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

지난 6월 취임한 구광모 LG 회장은 LG그룹 총수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휴가 대신 그룹 경영 현안 파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로체스터 공대에서 정보기술(IT) 분야를 전공한 만큼 자신의 특기를 살려 인공지능(AI), 로봇 등 그룹 미래 먹거리 찾기에도 전념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면세점 입찰비리 의혹으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여름휴가는 자동 반납한 셈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롯데그룹 경영진도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총수 부재라는 비상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갑질 논란에 휩싸인 양대 항공사 총수들도 휴가는 남의 나라 얘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횡령·배임 의혹으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와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갑질 논란에 이은 악재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 역시 딸 박세진 상무 낙하산 임명 논란과 함께 기내식 대란 사태가 불거져 휴가 계획은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이 외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계열사 이마트가 성수기를 맞은 만큼 별다른 휴가 계획 없이 업무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