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LNG 개소세를 줄이기로 했지만 SMP가 동시에 낮아지면서 LNG업계에 미치는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전망이 크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민간 LNG 발전소 전경. [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유연탄 개별소비세는 인상하고 액화천연가스(LNG)개소세는 줄이기로 했다. 오염도가 심한 화석에너지 사용 대신 친환경에너지를 권장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력도매단가(SMP)가 낮아지면서 LNG업계에 미치는 효과가 반감될뿐더러 신재생에너지까지 경쟁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의결한 정부의 2018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발전용 유연탄의 개별소비세는 1kg당 36원에서 46원으로 10원 인상한 반면 LNG 개별소비세는 1kg당 91.4원에서 23원으로 크게 인하했다. 개정된 내용은 내년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산업부는 “미세먼지 관련 환경비용을 반영해 발전연료 제세부담금 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연탄 개소세는 최근 5년에 걸쳐 수차례 인상됐다. 지난해 4월 kg당 24원에서 30원으로 인상된 후 올해 4월 다시 36원으로 재차 올랐다. 이번에는 36원에서 46원으로 올라 인상폭도 상당히 크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국제 유연탄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화력발전을 주력으로 삼는 발전사 실적에 타격이 예상된다.

보령발전, 신보령발전, 서천발전 등 다수 화력발전소를 보유한 중부발전이 대표적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전체 발전원 중 유연탄 설비 비중이 61%를 차지한다”며 “발전사 수익의 대부분이 유연탄 발전소에서 나오는데 세율이 상승하면 발전사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동발전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남동발전은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90% 수준으로 5개 발전사 중 가장 많은 양의 석탄을 땐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상반기 톤당 석탄 시황은 석탄 구매 가격, 수송 운임, 개별소비세, 부대비용을 합해 13만원 수준이었는데 개소세 인상에 14만원으로 올랐다”면서 “결과적으로 석탄 가격이 6~7%정도 올라 발전소 이익이 그만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연탄 발전 비중이 낮고 LNG 설비가 많은 발전사는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총 연료 매입량에서 LNG 비중이 높은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은 LNG에 부과되는 세금이 상당 폭 감소하면서 LNG발전의 수익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LNG발전은 높은 연료비로 인해 수익성 측면에서 기여도가 낮았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LNG발전업계가 전반적인 수익성 감소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율 조정으로 LNG 연료비 단가가 낮아졌지만 동시에 전력판매가격(SMP)도 낮아지면서 효과가 반감될 수 있어서다.

한국전력이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가격인 SMP는 발전원 가운데 가장 높은 발전단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발전단가가 높은 LNG가 SMP 가격 결정에 90% 이상 차지하고 있어 LNG 세금 인하가 SMP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LNG 발전사 관계자는 “발전단가가 줄어드는 만큼 판매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나 가동률 증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제는 이렇게 SMP가 낮아지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도 손실을 본다는 점이다. LNG업자가 SMP와 용량요금(CP), 계통운영보조서비스(AS)로 정산요금(수익)을 받는 것과 달리 신재생에너지업자는 SMP와 REC로만 매출이 만들어진다. 이러다보니 SMP 감소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해 손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된다.

즉 이전에는 SMP를 80, 90원 수준으로 계산했지만 개소세 개편으로 약 70원으로 감소시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사업 투자 요소들의 파이는 그만큼 작아져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너지 전문가는 “정부가 환경세 부담 가중치를 높여서 석탄과 LNG간 가격 편차를 줄여 시장에서 친환경에너지의 경쟁력을 제고 하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결코 급전 순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나아가 SMP가 낮아지면서 LNG는 물론 신재생에너지까지 경쟁력을 상실하는 역효과까지 예상된다”며 “오염도가 심한 화석에너지 사용 대신 친환경에너지를 권장하겠다는 정책 의도는 완전히 빗나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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