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시공중인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용 댐이 지난 22~24일 붕괴되면서 메콩강 지역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진행 중인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용 댐 건설과정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외건설을 추진 중인 건설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최근 70달러 선으로 회복하면서 해외로부터 각종 발주 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수십여명의 실종자와 6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SK건설의 '라오스 사태'가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26일 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수주는 185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12%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54억 달러로 1위를 기록했고 SK건설이 27억 달러로 2위,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순이다.

또 토목·건축 부문 전문건설업의 해외건설 수주액 역시 5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4억9000만 달러보다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10억 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중동을 중심으로 플랜트 발주가 늘어나는 한편, 태국·베트남·라오스 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수주액이 100억 달러로 49.2% 급성장하면서 신흥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국토교통부도 지난 9일 해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우수 해외건설업자'를 선정해 수출금융 우대 등의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원인이 SK건설의 부실시공 때문인 것으로 나타날 경우 국가 신인도 하락은 물론 국내 건설사의 해외 공사 수주에 전반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소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건설사 해외진출 실적 가운데 90% 이상이 하도급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며 "해외 발주처들이 한국건설사들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포인트는 사고가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용 댐 프로젝트의 시공사인 SK건설의 하자 또는 부실시공 여부다.

라오스 당국과 SK건설은 인명구조를 비롯한 수색·복구 작업을 마친 뒤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지만, 국내에서는 벌써부터 귀책 사유를 둘러싸고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 간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공사는 라오스 PNPC가 발주해 SK건설 외에 한국서부발전(지분율 25%), 태국 기업 RATCH(25%), 라오스 LHSE(24%) 등이 참가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돼왔다.

SK건설이 설계, 조달, 시공(EPC)을 모두 맡은 가운데 향후 댐 운영을 담당한 서부발전 측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책임 공방전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것.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이 지난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7월 20일경 새남노이 저수지 조성을 위해 축조한 5개 보조 댐 중 하나가 11cm 침하했다"고 언급하면서 '원인 규명 이전에 댐 운영을 담당하는 시공사측에 책임을 전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집중 호우에 따른 댐 상부 유실'을 주장하는 SK건설과 '사고 발생 전 댐 침하 가능성'을 제기한 서부발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침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분위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자연재해냐 부실공사냐 원인규명을 정확히 해봐야겠지만 건설사의 과오로 나올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수 있다"며 "라오스 정부가 현장조사에 들어간 만큼 책임 소재는 분명히 가려지겠지만 원인을 예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SK건설이 비용이 많이 드는 특수공법을 이번 댐 공사에 적용한 만큼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사고는 뼈 아프다"며 "사고 책임이 건설하자로 적시될 경우 국내 건설사로 이어지는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사고수습과 철저한 사후관리로 발주처와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은 총 사업비 1조1212억원, 공사비 8027억원이 투입됐다. 지난 2013년 11월 착공해 내년 2월 준공 예정이었다. 공정율은 7월 현재 92.5%에 달한다.

SK건설은 가뭄 등에 대비하기 위해 당초 공사 기간보다 4개월 앞당긴 지난해 4월 이 댐을 준공하고 담수를 시작했으나, 지난 23일 저녁 6시쯤 기록적인 폭우로 수력발전소댐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라오스 당국과 함께 피해복구와 구조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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