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LG화학이 중국 최대 자동차 전지업체 CATL사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 하면서, '중국의 인해전술'과 '한국의 기술'이 격돌하는 양상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에서 전지사업 부분의 약진을 강조하는 동시에, 최근 출하량 기준 세계 1위로 부상한 중국 CATL사에 날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CATL사의 영업이익률은 20%가 넘어선 반면 자사의 이익률은 2%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관련, LG화학은 "중국 정부의 상용차 보조금 혜택으로 인한 것"로 지적하면서 "연구개발(R&D)의 차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동차전지 매출 확대와 국내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성장, 소형전지의 신규 시장 확대가 이어지면서, 오는 2020년에는 8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LG화학 전지사업 부문은 올해 2분기까지 2조6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회사가 예상하는 하반기 매출 2조8000억원을 더하면 전체 매출은 사상 최대치인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막강한 인해전술을 구사하는 CATL사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상존한다.

SNE 리서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 CATL사는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에서 지난해의 5배에 육박하는 4.2GWh를 확보하며 세계 1위업체 등극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반면 LG화학 등 추격 업체들은 성장률이 시장 평균치를 밑돌며 선두와의 차이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ATL사의 성장은 중국 전기 상용차 판매량 급증에 따른 것인데 LG화학은 30% 증가에 그치면서 순위까지 2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는 CATL사가 중국 정부라는 막강한 지원군을 가진 반면 LG화학은 기존의 완성차업체와의 경쟁 시장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구조적 차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LG화학의 성장은 쉐보레 볼트(BOLT), 현대 아이오닉 BEV, 스마트 포투, XC60 등 배터리 탑재 모델의 판매 증가가 이끌었다. 이에 따라 중국 상용차 시장을 후순위에 두더라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유럽과 미국 등 비중국 시장에서는 1위에 오르겠다는 것이 LG화학의 복안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한국계인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중국의 거친 공세에 밀려 다소 고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추이는 앞으로 올해 남은 기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두 업체의 분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CATL의 배터리 출하량이 규모의 경쟁력에서 앞서긴 했지만,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부문에서는 차이가 크다"며 "수산화 리튬을 이용한 고출력 배터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최근 캐나다 네마스카리튬과 고성능 전기차 14만대분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한 수산화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리튬은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로 특히 수산화리튬은 니켈과 합성이 가능해 고용량 배터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베터리업계 한 관계는 "LG화학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곳곳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탄력적 생산 대응이 가능하다"며 "CATL사는 중국 외 지역으로 출하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따라 잡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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