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고용한파'… 3년 동안 1만명 이상 감축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금융권이 정부의 고용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고용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권 직원 수는 최근 3년 동안 1만명 이상 감소하며 절벽으로 내몰렸다.

금융권에서는 비대면 채널 강화로 점포·영업직 감축이 뒤따르면서 고용절벽이 현실화됐다고 보고 있다. 또 채용 비리로 검찰 수사에 시달렸던 시중은행이 고용을 감축하는 모습이 두드러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분석한 '321개 국내 금융사 분기별 고용현황'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금융사 직원 수는 총 20만9079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3월 말과 비교해 4.7%인 1만385명이 줄어든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0.9%인 1940명이 줄어들었다.

특히 은행에서 직원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월 말 현재 은행의 직원수는 3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725명 줄어든 10만8927명이었다. 금융권 전체 감소 인원의 93.6%의 비중에 해당한다.

생명보험사는 3년 동안 7.0%인 1875명이 적어졌다. 이는 시장 금리 하락, 수익성 저하, 회계 기준 변경, 재무건전성 관리 등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한 결과다.

증권사는 같은 기간 1.2%인 4366명이 줄어들었다. 투자자문사는 6명을 감축했다.

반면, 고용이 증가한 업권도 있다.

자산운용사는 18.4% 증가한 763명, 부동산신탁은 40.3% 늘어난 471명, 손해보험사는 0.9% 뛴 290명의 직원수가 늘어났다. 금융지주사도 16.1%인 118명을 추가 고용했다.

업체별로 국민은행은 3년 동안 4327명의 직원 수를 줄여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현재 직원 수는 1만6816명으로, 3년 전 같은 기간 직원 수인 2만1143명 보다 줄어들었다.

또 KEB하나은행이 2815명으로 17.4% 줄어들었고, 우리은행도 1154명으로 7.6% 감소하며 은행권 전반에서 고용 감소가 일어났다.

이어 △메리츠화재 864명·33.6%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733명·14.5% △농협은행 699명·5.1% △신한은행 694명·5.0% △미래에셋생명 410명·25.1% △DB손해보험 408명·8.2% △NH투자증권 363명·11.4% 등의 순서로 줄어들었다.

현대해상은 직원을 가장 많이 늘린 회사로 선정됐다. 현대해상은 3년 동안 30.3%인 983명을 늘렸다. 이어 기업은행이 5.7%인 680명, 한화손해보험이 15.8%인 464명을 더 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