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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쓰러지는 근로자들…'안전지침' 하청엔 무용지물"정부 안전대책 소규모 현장에까지 미치지 않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 반복 우려
대전광역시 한 보도블록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전국적인 폭염으로 현장 근로자 사망사고 속출이 우려되는 가운데, 하청은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세종특별자치시 안전정책과에 따르면 한솔동 꿈의교회 앞 보도블럭 공사 중에 온열로 쓰러져 17일 오후 사망한 근로자 A씨(39세)와 관련, 대전지방노동청 산재예방과가 부랴부랴 사고 경위 조사에 나섰다. 이번 사고는 도급금액 300만원의 소규모 공사에서 발생한 것이다.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5일까지 질병관리본부에 집계된 올해 온열환자 발생은 551건이다. 특히 폭염이 이어진 12~15일에 절반을 차지하는 285건이 신고되면서 전국 곳곳의 크고 작은 현장에서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정부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폭염으로 올해 발생한 사망자는 4명으로 고용노동부는 이날  "열사병으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근로감독관이 현장조사를 통해 사업주의 열사병 예방 기본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와 함께 33도 이상에 대한 열사병 예방활동과 홍보를 본격화하고, 열사병 발생사업장 조치기준(지침)을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다시 시달키로 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행정'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물'은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여야 하며, '그늘'은 햇볕을 완벽히 가려야 한다. 또 쉬고자 하는 노동자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하며, 소음·낙하물 등 유해위험 우려가 없는 안전한 장소에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 지침의 주요 내용이다.

하청업체 근로자 A씨(39)가 보도블록 공사 중 쓰러진 시간은 오후 4시 20분 경이다. 작업 당시 세종시의 최고기온은 35.5도를 기록했으며, 병원으로 옮겨진 A씨의 체온은 43도가 넘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원청 건설사는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의 사유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발주청에 '준공기한 연기 요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폭염은 대다수 발주기관에서 공기연장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형편이다. 더욱이 하청은 공기연장의 선택권조차 없다.

동법은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주의보 때는 매 15∼20분 간격으로 1컵 정도의 시원한 물(염분)을 섭취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경보 때는 공사중지를 검토하거나 12시에서 16시 사이에는 실외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즉 A씨의 사망도 '공사 기간'이 '돈'인 건설현장에서, 하청이 어떻게든 원청의 일정을 맞추려다보니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정부의 안전관리가 하청 현장에까지 미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하도급 구조가 고착되다보니 상당수 노동자가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며 "전체 공사 현장의 안전을 총괄하는 시스템 개발과 함께 원청 역시 협력업체의 안전 지원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liberty@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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