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5G 통신 속도를 활용해 태블릿으로 UHD 동영상 스트리밍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13일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통신장비를 공개하고 2020년까지 글로벌 점유율 20%를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5G통신장비 부문에서 인수·합병(M&A)를 시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이날 5G통신장비를 소개하는 간담회에서 “한국,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2020년에는 글로벌 점유율을 20%를 달성하고 매출의 비중은 해외 80%, 국내 2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부는 2014년 이후 영업이익률이 0.7%에 이를 정도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끊임없이 매각설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최근 무선사업부와 CE(소비자가전) 사업부문의 연구개발 인력을 네트워크사업부로 옮기며 인력 보강에 나섰다. 

내부 인력 보강에 나섰지만 점유율 격차가 큰 만큼 단 기간에 목표치를 달성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점유율은 3%대로 화웨이와 에릭슨, 노키아, ZTE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점유율 1위인 화웨이는 2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에릭슨(27%), 노키아(23%), ZTE(13%)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5G통신장비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M&A를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M&A를 통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이력이 있다. 2015년 말 자동차 전장사업에 진출한 후 1년만에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며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6개월만에 구조조정을 통해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를 담당할 전략사업 유닛을 신설했다.

2013년 VC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보다 3년 이상 뒤쳐졌지만 하만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점유율 상위권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CU 점유율 16%를 차지해 3위에 올랐다. 1위는 LG전자(26%)이며 2위는 독일의 전장기업인 콘티넨털(16.2%)다. 삼성전자와 콘티넨털의 점유율은 0.2% 차이가 난다.

또 카 오디오 시장에서는 점유율 35%로 24%인 보스를 10% 이상 따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보유한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럭셔리 가전 브랜드인 데이코를 인수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데이코는 지난해 3월 양 사의 합작품인 ‘모더니스트’ 라인업을 공개했으며 국내에도 ‘데이코 쇼룸’을 열고 고객 유치에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확대 뿐 아니라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도 M&A를 추진하고 있다. 2016년에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빅스비의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집안의 모든 가전이 연결되는 스마트 가전에서도 핵심 기술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이밖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체 기술력만으로 승부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M&A를 통해 기술력과 점유율을 확보해왔지만 통신장비의 경우 신사업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4G LTE 통신장비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자체 기술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일본의 NTT도코모, KDDI 등 통신사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5G 장비 개발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M&A 없이 협력관계만을 유지하면서 5G 장비 개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5G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량 다중입출력안테나를 활용한 ‘5G 스타디움’과 초고속 대용량 콘텐츠 전송이 가능한 ‘5G 키오스크’, 도시 인프라와 연계 가능한 ‘5G 커넥티비티 노드(C-Node)’ 등을 13일 공개했다.

또 통신장비의 경우 보안 문제도 있어 해외 기업과의 M&A가 더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국내 이통사들은 값싸고 우수한 성능을 가진 화웨이의 5G 장비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나 보안 문제로 신중을 기하는 입장이다. 미국에서도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의 적용을 검토했으나 보안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의 참여가 어려운 만큼 M&A를 추진할 영역도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5G 장비 선정시 국익관점에서 보안성과 산업생태계 구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5G 통신장비 관련 M&A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써는 예측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