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을 비롯한 현대아산 임직원과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단 등으로 구성된 추모단,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015년 8월 금강산특구 온정각 맞은편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추모비 앞에서 열린 12주기 추모식에서 추모하고 있다. 이 추모식을 마지막으로 정 전 회장 금강산 추모식은 중단된 상태다.[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미 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월 4일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15주기 추모식이 금강산에서 열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성사된다면 추모식 금강산 개최는 2015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지게 된다.

29일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추모식은) 연례행사기 때문에 성사 여부를 떠나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7월 둘째 주 정도면 관련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7월 중 금강산 추도식 추진을 위해 신청 절차에 나선다. 북한 방문을 위해선 통상적으로 방북 3주 전에 팩스나 전화를 이용해 통일부에 대북접촉승인 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원회)에 방문 사유와 방문 날짜를 전달한다. 그 이후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면 북한 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게 되고 방문이 성사된다.

현대아산은 2004년 정 전 회장 1주기 때부터 금강산특구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에서 추모식을 진행해왔다. 지난 2008년 ‘박왕자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에도 중단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후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되면서 추모식을 열지 못했다. 그해 현대아산은 아예 북한 방문을 요청하지 않았고 이듬해인 지난해엔 방문 요청을 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연거푸 금강산 추모식이 무산됐다. 당시 북측은 현대그룹 방문 요청에 대해 “의사를 잘 전달받았다”며 “곧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추모식을 약 일주일 앞두고 거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으로 남북 간 해빙무드가 무르익은 만큼 올해 금강산 추모식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방문이 성사된다면 이전까지 경색됐던 북한 태도 변화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을 때도 북한이 추모식은 하게 해줬다”며 “(남북 간)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것이 사실인 만큼 (금강산 추모식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11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2014년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 출경 수속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문 여부도 관심이다. 현 회장은 2003년 정 전 회장 타계 이후 매년 금강산 추모식에 참가해왔다. 하지만 2008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금강산 관광 11주년을 맞아 다시 북한을 방문해 기념행사에 참가하고 추모식도 함께 진행했다.

이후 현 회장은 한동안 금강산을 찾지 않다가 4년 만인 2013년 정 전 회장 기일 10주기에 맞춰 금강산을 찾아 추모식에 참석했다. 10주기 방문 당시에는 원동연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구두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정 전 회장의 명복을 기원하며 현 회장 가족과 현대그룹의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도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 중단 장기화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북한을 방문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번 추모식 금강산 개최가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은 하고 있으나 상대(북한) 의중을 알 수 없는 만큼 확답은 힘들다”고 말했다. 현 회장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장님 일정은 상황을 봐야 알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현대그룹은 지난 5월부터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매주 회의를 열고 경협 재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 관계자들이 추모행사 뒤 금강산 현지 시설을 점검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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