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KT그룹을 특정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됐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사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쪽에 힘을 더하면서 KT그룹이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공격적 마케팅, CJ헬로 등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될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었지만 국회 일각에서 제동을 걸면서 규제 폐지에도 섣불리 웃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 

KT 측은 "합산규제는 존속기한이 명시된 효력상실형 규제로 합산규제가 재연장 되는 것은 사업자 간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유료방송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대외적인 합산규제 연장 움직임 등 KT를 향한 압박이 전개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영한 유료방송 합산규제 연구반의 보고서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합산규제 일몰 다음날인 28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을 대표로 한 '합산규제 2년 연장에 대한 법안'도 발의됐다.

국회에서 여야 간 대치가 지속되고 6.13 지방선거까지 이어지며 KT그룹을 겨냥한 합산규제는 이달 27일 자연 일몰된 상황이다. 케이블TV(SO)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점유율 3분의 1 규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번 규제 일몰로 IPTV 사업자 KT가 33.33%의 점유율을, 입법미비가 된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이론상 10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위성방송에 대한 점유율 규제 미비를 지적하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의당 원내부대표인 추혜선 의원은 전일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향후 2년 더 연장하는 '방송법'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달 27일까지 효력을 가졌던 합산규제 관련 부칙을 개정해 향후 2년간, 즉 2020년 6월 27일까지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연장되도록 규정하기 위해서다. 29일에는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합산규제 3년 연장을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또 과기정통부 연구반은 애초 지난해 말 합산규제의 연장과 일몰, 규제수준 조정, 대안 마련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 심층 연구 조사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합산규제 일몰 이후로 이 발표가 미뤄졌다. 과기정통부는 이 연구 조사를 토대로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보완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KT 측은 법안 발의 이후 국회 논의 과정과 과기정통부 연구반 발표 등 사안이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는 하반기 원구성을 위한 여야협상에 돌입했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재구성에 대해서도 관련 업계가 집중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압승 등 선거 지형 변화에 따라 후속 조치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국회를 통해 시장 1위 사업자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케이블TV 점유율 1위 기업인 'CJ헬로' 인수를 둘러싸고 통신 3사가 '쟁탈전'을 벌일 확률도 자연히 줄어들었다.국회와 정부 상황을 봤을 때 KT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향후 행보에 대한 결단을 내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일수 밖에 없다. 

당초 일몰로 인해 이동통신사가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하는 형태의 유료방송 시장 구조재편이 촉진될 가능성이 높아지던 분위기였고, KT의 지배력 확대를 막기 위해  SK텔레콤이 견제에 나설지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KT 입장에서는 합산규제 일몰로 인해 33.33% 규제 상한선에 도달하지 않는 선에서 IPTV사업자 KT가 케이블TV 인수를 검토할 여력이 있고, IPTV 사업이 33.33% 상한선을 거의 채울 경우는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할 수 있던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외에 케이블TV 인수전에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업자가 없던 가운데 합산규제 일몰로 KT는 CJ헬로 인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KT와 CJ헬로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33.31%로 점유율 상한선을 살짝 밑돌기 때문이다. 2016년 CJ헬로와 인수합병을 추진하다 불발됐던 SK텔레콤(브로드밴드)도 유료방송 시장 내 KT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대응 차원에서 M&A에 다시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컸지만, 상황이 급변한데다 당장 KT의 M&A 참여 가능성이 적어지면서 '과열 여부'를 예단하기 어려워졌다. 

만약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성공할 시에는 점유율을 23.99%까지 끌어올리며 KT에 이은 2위 사업자로 자리하게 된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가입자 수는 957만9081명, 시장점유율은 30.54%을 기록했다. KT와 스카이라이프를 따로 놓고 보면 633만9759명(20.21%), 323만9322명(10.33%)이다. 같은 기간 SK브로드밴드는 428만3228명(13.65%), CJ헬로는 410만8644명(13.10%), LG유플러스는 341만5855명(10.89%)의 가입자를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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