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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도녀의 시승기] '보급형 전기차' 르노삼성 SM3 Z.E.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바야흐로 전기자동차 대중화 시대다. 자동차 브랜드들은 전기차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자 정부는 구매 보조금 1190억원을 추가 투입, 전기차 보급 물량을 당초 2만대에서 2만8000대로 늘리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산 전기차 시장 1세대이자 스테디셀러인 르노삼성자동차 'SM3 Z.E.(제로 에미션)'는 2018년형 모델을 출시하고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자는 2018년형 SM3 Z.E.를 타고 서울 강남 도심과 세종시 등을 오가는 약 291km 구간을 주행해 봤다.

르노삼성 SM3 Z.E.는 전기차 1세대로 꼽힌다. 'Z.E.'는 오염 물질 배출이 전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13년 첫 출시된 이후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스테디셀러'다. 2015년까지만 해도 국내 판매된 전기차 3대 중 1대가 SM3 Z.E.일 정도로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지만, 2016년 출시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EV에게 선두자리를 내줬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말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기존 135km에서 213km로 연장하고 내·외장과 사양을 업그레이드한 2018년형 SM3 Z.E.를 출시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213km는 동급 최장 길이다. 2018년형 아이오닉 EV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200km다. 덕분에 올 1~5월까지 SM3 Z.E.의 누적 판매대수는 566대로, 전년 동기(304대)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SM3 Z.E.는 전기차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세단 형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배터리는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위치해 있다. 방전된 배터리를 즉시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할 수 있는 '퀵드롭' 방식이 적용됐다. 해치백 스타일의 다른 전기차와 달리, 세단 형식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외관 상으로는 SM3와 큰 차이가 없다. 파란색 번호판만이 친환경차라는 점을 나타낸다. SM3 Z.E.의 차체 크기는 전장 4750mm, 전폭 1810mm, 전고 1460mm, 축거(휠베이스) 2700mm다. 일반 SM3(전장x전폭x전고, 4620x1810x1475mm)보다 앞뒤로 130mm 길고, 위아래로 15mm 낮다. 전장이 길어진 이유는 배터리 탑재 때문이다.

무난하면서도 깔끔한 외관 디자인은 튀지 않는 적당함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크롬과 글로시 블랙 컬러가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단단한면서도 또렷한 인상을 준다. 큼지막하면서도 사선으로 뻗은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좌우 균형감을 제공한다.

후면부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강하다. 삼각형을 뒤짚어놓은 듯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단조로울 수 있는 디자인의 핵심 포인트다.

실내 인테리어도 일반 SM3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거의 그대로 따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용 디지털 속도계가 덩그러니 놓인 계기판은 직관성을 강조했다. 주행 중 꼭 필요로 하는 주행속도와 주행가능거리, 에코미터 등이 표시된다.

센터페시아는 단조롭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모니터에는 내비게이션과 인근 충전소 위치, 에너지 흐름도, 경제 운전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2열 공간은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넉넉하다. 특히 레그룸은 중형차 수준에 버금간다. 뒷좌석 경사각은 27도로, 승차감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정속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구간에서 연비가 높게 나온다. 하지만 회생제동시스템이 장착된 전기차의 경우,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더 높은 연비를 구현한다. 회생제동시스템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전기모터가 역회전해 제동력을 발생시키는 원리다.

22㎾급 리튬-이온 배터리를 35.9㎾로 늘린 2018년형 SM3 Z.E.는 완충 시 213km를 달릴 수 있다. 최고출력 70㎾(93.9마력), 최대토크 226Nm(23㎏·m)다. 최고속도는 135km/h다.

시승차를 인도받은 직후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183km. 최대치로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에코 주행모드'를 활성화시켰다.

1차 시승 코스는 서울 강남 역삼역을 출발해 대전 유성구까지 약 142km구간이다. 시동을 켰지만 조용했다. 순수전기차인 만큼, 진동과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혼잡한 강남 구간을 빠져나오는 사이에 주행가능거리가 1km 늘어났다.

출발 가속은 나쁘지 않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 적합하다. 브레이크의 반응 속도도 제법이다. 저속 주행 시 미묘한 엔진음이 들린다.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하는 동안 차량 소음이 작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상으로 엔진 사운드인 'Z.E. 보이스'가 적용됐다.

서울을 빠져나와 본격적인 고속 주행을 시작했다. 에코 모드 때문인지 시속 95km 이상 속도가 나지 않는다. 93~95km의 속도에 도달하면 가속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다. 페달 끝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듯하다. 뒷받쳐주는 힘도 부족하다.

오르막 구간에서는 힘이 달린다. 뒤로 밀려내려가는 느낌이 들어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없다. 내리막 구간에서는 탄력을 받아 속도가 1~3km씩 더 붙기도 하지만, 평지에 다다르면 속도가 다시 줄어든다.

제동성능은 뛰어나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니 순식간에 속도가 준다. 체감상 페달에서 1초에 시속 1km씩 떨어지는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은 조금 예민하게 반응했다. 르노삼성의 다른 차량과 다르게 가볍고 돌아가는 조향감은 섬세했다.

차량 소음이 없다보니, 풍절음과 노면 마찰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1차 시승을 마친 뒤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111km다. 실제로 달린 거리는 142km지만, 절반에 가까운 72km 주행에 해당하는 에너지만 소비했다.

2차 시승은 대전 유성구에서 세종시 환경부(전기차 충전소)까지 21km구간으로, 주행을 마친 뒤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94km다. 실 사용 에너지와 실 주행거리가 비슷하다.

환경부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했다. 방법은 예상보다 단순했다. 조수석 앞부분 휀더에 위치한 충전구를 연 뒤,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면 된다. 환경부 충전소는 급속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1회 충전시간이 40분으로 제한된다.

교류(AC)전원 방식으로 40분간의 충전을 마치니 완충됐다. 요금은 차량 내 동봉된 전기차 회원카드로 3207원(18.54kWH)을 결제했다. SM3 Z.E.의 카드형 스마트키에는 전기차 충전기 표시의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른 뒤 충전 케이블을 분리해야 한다.

3차 시승코스는 세종시 환경부에서 서울 역삼역까지 128km구간으로, 다소 과격한 주행을 이어갔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일정 속도로 주행했다. 에어컨도 가장 센 단계로 맞췄다. 시승을 마친 뒤 확인해 본 주행가능거리는 81km로, 실 주행거리보다 더 많은 132km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소비했다.

총 291km를 오가는 동안 소비한 에너지 효율은 공인 효율성인 1kWh당 4.5km보다 약 30% 높게 나왔다.

전기차의 경우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주행거리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 회생제동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서 연비운전을 하면 효율성이 높고, 에어컨이나 난방을 사용하며 험하게 운전을 한다면 효율성이 낮아진다.

SM3 Z.E.는 보급형 전기차에 가깝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느낌은 없다. 스피드한 퍼포먼스와도 거리가 멀지만 '전기차' 본연의 임무는 충실하게 해 낸다.

과거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충전소 부족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된 듯 보인다. 공영주차장과 백화점, 마트에서도 전기차 충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전기차 충전소가 필수적으로 설치돼 있다. SM3 Z.E.는 내비게이션으로 GPS를 활용해 인근 충전소를 찾아볼 수 있어 배터리 소진에 대한 걱정은 접어도 될 듯 하다.

전기차는 유지비 걱정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소음도 없고 친환경적이다. 세금 감면 등 친환경차 혜택과 여러가지 보조금을 받아 비교적 저렴하게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2018년형 SM3 Z.E.의 판매가격은 3950만~4150만원이다. 정부의 보조금 혜택(1017만원 지원)을 받으면 2933만~3133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구매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다만 성능 면에서는 노후화 여파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이세정 기자  sj@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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