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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디지털 음원 플랫폼 시장이 수익 구조 변화와 신규업체의 진출로 격랑을 맞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통해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부분이 많아지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또 SK텔레콤과 네이버 등이 신규 음원 플랫폼을 연내 선보이면서 음원 플랫폼 간의 점유율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음원 플랫폼과 창작자간의 스트리밍 수익 배분을 기존에 60:40에서 65:35로 조정한다. 다만 다운로드 비율은 2015년에 60:40에서 70:30으로 개정한 바 있어 이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매출액 대비 요율제를 도입해 기존의 묶음 다운로드 상품 곡당 단가를 산정하던 방식을 곡당 단가나 매출액 기준 중 높은 저작권료 수준으로 정산한다. 묶음 다운로드 상품 등 할인율이 최대 65%에 이르던 것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이같은 방안은 기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는 적용하지 않고 2019년 1월 1일부터 신규 가입자에 한해 적용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징수규정 개정으로 구글과 애플 등 외국계 기업들이 이득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외국계 음원 플랫폼은 국내 저작권법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 역차별 논쟁도 다시 한 번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뮤직은 글로벌 저작권법에 맞춰 저작자에게 직접 음원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금액은 국내의 3분의 1 수준이다. 

유튜브의 경우 동영상 형태로 음원이 제공되기 때문에 음원으로 분류되지 않아 징수할 방법이 없다. 대신 유튜브가 저작자와 직접 음원협상을 벌이고 있다. 

유튜브는 최근 유료 음원 플랫폼인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을 지난달 출시했다. 글로벌 서비스인 만큼 저작권료 방침은 애플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기업과의 경쟁이 불리해진 점 외에도 징수규정 개정은 국내 음원업계들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의 상승으로 인상폭 수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창작자들의 실질적인 수익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역차별을 막을 수 있도록 할인 프로모션에 대해 저작권단체와 할인율을 협의하도록 규정에 넣었다”며 “2021년 할인율 폐지를 앞두고 기업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리자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창작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며 “할인율의 단계적 폐지와 기존 가입자에 대한 비소급 등 안전장치를 통해 소비자 부담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카카오M은 1027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지니뮤직은 전년의 절반 수준인 24억원의 수익을 내는데 그쳤다. NHN벅스는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AI 기반 음원 플랫폼 '바이브'. <사진=네이버>

한편 SK텔레콤과 네이버 등 통신과 인터넷 대기업들이 음원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자 1위라는 이점이 있고 네이버 역시 포털 1위 사업자라는 강점이 있어 점유율 구조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SM, JYP,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음원 플랫폼 론칭을 위한 협약을 맺고 음반 및 디지털 콘텐츠 독점 유통권 확보 절차를 마무리했다. 또 3월에는 자회사인 아이리버를 통해 음원 서비스 업체 그루버스의 지분 53.9%를 추가 매입하면서 지분 100%를 확보했다. 

SK텔레콤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멜론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공급해왔으나 2013년 9월 홍콩의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독자적인 음원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개발이 진행됐다. 

SK텔레콤은 “음원 플랫폼 개발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문체부의 징수규정 개정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가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5일 AI기반 음원엔진 ‘바이브’를 출시했다. 바이브는 AI를 활용해 주요 차트가 아닌 개인의 취향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음원 서비스인 셈이다. 이 때문에 앱 첫 화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음악 역시 사용자마다 전부 다르다. 여기에 AI가 음악을 추천해주는 ‘믹스테잎’이나 AI가 디제잉을 해주는 ‘AI DJ’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 

네이버의 AI스피커인 프렌즈와 웨이브, 곧 선보일 커넥티드카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음원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박진이 바이브 기획리더는 “바이브는 ‘나의 취향’을 구심점으로 움직이는 차세대 뮤직 서비스”라며 “더 많은 창작자들이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더 좋은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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