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포스코 9대 회장 후보에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내정됐다. 최 회장 후보는 포스코 50년 역사상 최초의 비(非)엔지니어 출신이다. 최정우 회장 후보는 앞으로 그룹 100년 비전 달성을 위해 철강 분야를 유지하면서 신사업 역량 강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 이사회는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 회장 후보를 포스코 공식 회장에 선임할 예정이다. 아직 몇 가지 절차가 남아있지만, 포스코는 사실상 '최정우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4월 18일 권오준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이후 사외이사 5명으로만 구성된 포스코 승계카운슬은 4월 23일부터 총 8차례에 걸친 회의를 끝에 지난 22일 5명을 CEO 후보 자격심사 대상자로 확정했다. 이어 심층면접과 토론을 통해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사회는 23일 오후 최 사장이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최 회장 후보는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약 36년간 재무관리와 감사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정통 포스코맨'이다. 2015년 7월부터는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역임하며 권 회장과 함께 '혁신 포스코 2.0'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그는 올해 2월 소재 계열사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권 회장 색깔이 다소 옅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비엔지니어 출신의 CEO가 탄생하는 것은 1968년 포스코 창사 이래 50년 만이다. 그동안 관례로 여겨지던 서울대 출신이 아니라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1998년 외부 출신인 김만제 전 회장 퇴임 이후 유상부(서울대 토목공학과)·이구택(서울대 금속공학과)·정준양(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전 회장과 권오준(서울대 금속공학과)전 회장까지 모두 서울대 공대 출신이다.

때문에 비주류에 가까운 최 회장 후보의 '깜짝 발탁'으로 포스코는 포비아(포스코+마피아)는 물론, 외압과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차기 수장 선발 과정에서는 글로벌 철강 산업 부진을 극복하고 비철강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수익성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됐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철강 공급과잉, 무역규제 심화 등 철강업계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고, 비철강 그룹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한 상황에 있다"면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유한 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전 회장도 지난 4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포스코는 그룹 이익의 80% 가량을 철강과 그 관련 분야에서 거둬들이는 현재의 수익구조를 철강, 인프라, 신성장 등 3대 핵심사업군에서 4:4:2의 비율로 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육성할 것"이라며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68년에는 연결 매출 500조원, 영업이익 7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최 회장 후보는 그룹 내에서 전략가이자 강한 추진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그는 철강 생산·판매에서 탈피해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신성장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대규모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바 있는 최 후보는 포스코켐텍 사장을 맡으며 도전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의 주요 소재인 음극재와 프리미엄 침상코크스 등 탄소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최 후보의 과거 행보로 미뤄볼 때 철강 산업의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비철강 사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는 후보 선임 뒤 소감문을 내고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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