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는 오르는데, 선박운임은 오히려 하락하면서 해운업계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 석유 공급 불균형으로 선박 연료로 사용되는 벙커C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선사들의 매출 운임은 거꾸로 가고 있어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가와 용선료 상승으로 국내 선사들의 평균 운영비용은 12% 이상 상승했지만, 매출운임은 오히려 전년 대비 7% 이상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주 상해항운거래소(SSE)가 발표하는 대표적인 컨테이너 운임지수 SCFI도 806.04에서 28.34포인트 떨어진 777.70포인트를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선박 연료에 사용되는 벙커C유 가격까지 전월보다 9.6% 상승해 머스크라인, CMA-CG 등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도 마찬가지로 불황의 파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머스크는 지난 1분기 연료비로만 11억9400만달러를 지출해야 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나 늘어난 수치다. CMA CGM 역시 연료비가 전년 대비 17% 늘면서 수익이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지난 1998년 선사들의 운영비 가운데 연료비를 보면 8%에 불과하다. 최근들어 급격한 고정비용 증가 현상의 원인은 다름 아닌 선박의 대형화 때문이다. 글로벌 상위 선사 7곳이 10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보유하며 해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현대상선도 올해 1분기 물동량이 2.2%증가한 98만511TEU를 기록하는 등 매출에서는 약진을 보였으나 영업 손실은 1701억원 발생하면서 12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컨테이너 선사뿐 아니라 유조선사에도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어서 초대형유조선(VLCC) 운임이 조사 이후 최저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조사에 따르면 5월 한달간 '채산성'은 1p 상승한 82, '자금사정'은 3p 하락한 78, '매출'은 2p 하락한 80을 기록하는 등 전 항목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세계의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더라도 글로벌선사들끼리의 대형화 경쟁이 운임이 올라갈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용선료까지 상승하면 배를 유지하거나 굴리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도 레드오션에서의 선박 대형화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많은 수의 중소선사들이 물동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거꾸로 부족을 외치는 상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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