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미국 금리 인상에 한국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14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35포인트(1.84%) 내린 2,423.48로 마감했다.지수는 17.97포인트(0.73%) 내린 2,450.86으로 출발하고 나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밀려 낙폭을 더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0.48포인트(1.20%) 내린 864.56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는 국제시장의 달러화 강세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5.9원(0.55%) 오른 달러당 1,08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연준은 이날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1.75∼2.00%로 석 달 만에 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그러면서 올해 총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도 기존의 3차례에서 4차례로 늘려 잡았다.

통화정책 '조정(adjustments)'이란 표현을 '인상(increases)'으로 바꾸는 등 FOMC 성명은 '매파(통화 긴축)' 성향으로 여겨졌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 인상 횟수 예상치를 상향 조정함으로써 시장에 불안 심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의 역전 현상은 심해졌다. 금리차가 0.50%포인트로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국내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우려를 자극했다.그러자 기획재정부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과 긴급회의를 열어 시장의 위기감을 다독였다.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은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 등을 거론하면서 "이번 연준 결정으로 인한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국인 주식투자는 금리보다 기업 실적 등에 좌우되고, 채권투자도 장기투자 비중이 크다는 점을 들어 급격한 자금 이탈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기자들과 만나 "1∼2번 금리 인상으로 자본유출이 촉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상승폭은 주가 하락폭에 못 미쳤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실망감이 상승 재료였지만, 이를 상쇄하는 요소도 적지 않았다.

일단 이날 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달러화가 예상만큼 강세를 보이지 않았다.

ECB는 양적완화(QE)를 올해 말까지만 유지하는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관측이 달러화 매수 포지션을 부담스럽게 했다.

환율이 1,080원대에 올라서자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이 유입돼 환율 상승폭을 제한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4시 4분 현재 100엔당 983.87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0엔당 975.90원)보다 7.97원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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