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도도'<사진=신승엽 기자>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정수기 업체들이 직수정수와 역삼투압 정수 방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정수기 제품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직수와 역삼투압 방식의 장점을 결합시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수기 시장은 교체수요를 포함해 연간 200만대 규모다. 이중 직수정수기는 2015년 기준으로 30만대를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6년 50만대까지 늘어났다. 지난해는 100만대를 넘기며 연간 정수기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했다. 업계는 올해 직수정수기가 130만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수정수기는 물을 끌어올려 필터를 거친 뒤 바로 취수구를 통해 정수를 분출하는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제품 내부에 물을 보관하지 않아 크기가 작고, 디자인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역삼투압 제품 대비 낮게 형성됐고, 필요할 때 마다 물을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하지만 역삼투압 제품 대비 걸러내는 물질의 양이 적다.

역삼투압 방식은 멤브레인 필터를 거쳐 직수형 대비 상대적으로 정화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수정수기에 장착된 나노필터의 기공사이즈는 0.1~0.2마이크로미터(㎛), 멤브레인 필터의 기공사이즈는 0.0001㎛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멤브레인 필터 기공사이즈는 머리카락의 100만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순간적으로 정수하는 양이 부족해 제품 내부에 물탱크가 장착됐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두 가지 방식의 제품은 각자 확실한 장단점을 가졌다”며 “최근 업체들이 주력 제품의 장단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직수정수기 시장이 몸집을 불려감에 따라 코웨이와 청호는 역삼투압방식과 직수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을 공개했다. 이는 자신들이 가진 기술력에 대한 정체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호는 지난달 9일 한 제품에 2개의 필터 방식을 가진 ‘도도’를 출시했다. 이석호 청호 대표이사는 “이번 신제품은 로 멤브레인 방식과 직수 방식을 모두 가진 하이브리드 제품”이라며 “두 방식 모두 마실 수 있는 물을 제공하지만, 음수는 멤브레인 필터를 통한 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번 신제품 출시로 국내 프리미엄 정수기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도의 정수 방식은 T-카본필터를 사용해 이뤄진다. 멤브레인 방식은 포스트 카본 필터를 통해 역삼투압 방식으로 정수한다. 직수 방식은 나노 필터를 거쳐 수질을 정화한다. 출시 한 달이 지난 현재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청호 관계자는 “도도는 지금까지 약 500대 이상 판매됐다”며 “이는 프리미엄 제품임을 감안할 때 잘 팔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웨이 '시루 직수정수기'<사진제공=코웨이>

코웨이도 역삼투압과 직수의 장점을 섞은 ‘시루 직수정수기(CHP-7300R)’를 출시키로 했다. 코웨이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직수관을 채택해 순간 정수된 물을 제공하고 멤브레인 필터가 적용됐다. 이는 기존 직수와 역삼투압 방식의 장점을 혼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웨이는 이번 신제품이 시장 판도를 흔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고객들은 항상 직수와 역삼투압을 두고 고민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번 신제품이 나오면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후발주자들이 직수정수기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 하는 가운데 역삼투압의 장점을 포기하지 않고 두 가지 기능을 섞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수기 시장이 직수 방식 체제로 옮겨가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고, 후발주자들이 이를 공략해 판도를 흔들었다”며 “후발주자들이 시장을 변화시키면서 두 업체의 직수 방식 제품 출시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두 업체는 기존에 판매된 제품들이 가진 장점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두 가지 방식을 섞은 정수기를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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