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스타트업 스페이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지난해 말 LG그룹을 시작으로 대기업들과 연이어 만나며 고용창출과 신규 투자계획을 이끌어냈다. 이 가운데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과 서열 5위이자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임기 중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부터 대기업들과 만남을 가졌다. 당시 LG그룹 구본준 부회장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투자 및 고용 계획을 이끌어낸 바 있다. 또 투자계획과 함께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후 김 부총리는 현대자동차그룹과 SK, 최근 신세계까지 대기업들과 잇따라 만나며 산업현장을 둘러보고 간담회를 가졌다.

이에 따라 김 부총리가 삼성, 롯데와도 만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의 만남은 투자와 고용창출을 위해 필수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와 대기업과의 면담은 대한상공회의소의 주선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의 면담에서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박 회장도 이에 긍정적으로 답해 대한상의의 중계로 지금까지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도한 대한상의는 재판 중인 오너의 경우 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윤리적인 면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해외 경제사절단이나 대통령과의 만남 인원 구성에서도 삼성전자의 경우 권오현 회장이, 롯데의 경우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 등이 재판 중인 오너 대신 참여해왔다. 

만약 김 부총리가 총수 대행과도 만난다면 삼성이나 롯데와도 만날 수 있다. 다만 고용이나 투자같은 대규모 사안에 대한 결정권한이 오너들에게 있는 만큼 총수 대행과의 만남이 큰 의미를 갖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남의 상징성을 감안해서라도 총수와 직접 만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뇌물공여 등 혐의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특히 신 회장은 법정 구속된 상태이며 이 부회장은 1년간 구속수감 생활을 마치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상태다. 

두 총수가 재판에서 혐의를 벗는다고 가정하면 두 기업과의 만남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때까지 김 부총리가 임기를 이어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988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지난 정부까지 우리나라 경제부 수장의 평균 임기는 약 1년1개월(410일)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6월 9일 취임해 1년을 갓 넘겼다. 

가장 길게 재임한 부총리는 윤증현 전 장관으로 2009년 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2년4개월(841일)간 경제부 수장으로 지냈다. 경제부 수장 중 대부분이 임기 2년을 넘기지 못한 채 교체됐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우 이르면 오는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통해 판결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 역시 10월 중 항소심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 회장의 경우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도 대법원 상고가 유력한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날 경우 내년 초나 중순 쯤 김 부총리와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행유예나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에는 만나기 어려울 수 있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을 꾸리면서 “현재 불법 및 탈세혐의로 물의를 빚고 있는 기업은 원칙척으로 참여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원칙이 ‘기업과의 면담’에도 적용된다면 삼성과 롯데가 김 부총리와 만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최순실 국정농단의 여파로 여론의 이미지가 나빠진 만큼 김 부총리가 만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기업들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큰 만큼 어떤 형태로건 고용과 투자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고용을 대폭 확대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임직원 수는 10만1951명으로 2011년 삼성디스플레이 분사 이후 최대 규모다. 

롯데는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롯데는 앞으로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사업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한 만큼 관련 인력의 재배치와 고용 확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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