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국내 건설업에 닥쳐온 한파가 심상치 않다. 일감 부족으로 대형 건설사들마저 체급을 줄이기에 나서며, 고용의 3분의 1을 지탱해온 경제의 주춧돌이 무너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한 건설사는 상위 10대 업체 가운데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GS건설, SK건설 등 5개에 머물렀으며, 채용 규모 역시 지난해에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10대 건설사의 총 정규직 수는 3만7765명으로 1분기 동안 156명 줄어들었다. SOC예산 감축과 부동산 규제등 건설·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각종 규제가 고용에까지 악영항을 미치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건설취업자 수를 보면 202만으로 지난해 대비 1.7%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대비 증가폭은 1월 5.2%, 2월 3.4%, 3월, 2.3%로 감소하며 시간이 갈 수록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 채용을 계획 중인 건설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20여명의 추가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신입을 뽑더라도 사업부 조정으로 기존의 인력을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생산성이 높은 경력직을 채용하는 방향으로 선회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건설사들이 신규채용을 꺼리는 한편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들만 갈수록 늘어가는 중견건설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건설경제연구원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5년간 건설업에 취업한 청년층의 비중은 5%대에 그치고 있으며, 현장에서도 기능 인력을 찾기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55세 이상 취업자의 비중은 2017년 기준 60.8%로 전산업 평균인 52.8%보다 높은데, 이 가운데 비숙련 외국인이 증가하는 추세로, 김명수 카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조사에 의하면 한국 건설업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 33%에 불과하다.

특히 자금력이 취약한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까지 더해진다면 회사를 더는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3~4년에 걸리는 공사에서 남기는 이익이 많아봐야 6% 남짓인데 이를 연으로 환산하면 한해 1%의 수익을 남기기도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토로했다.

또 '바가지 씌우 듯 헐 값'에 발주되는 공공공사비도 복병이다. 대한건설협회 조사에 의하면 15년전에 80원(100원×80%)이던 공공 공사비가 지금은 59원(74원×80%)으로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즉 SOC 줄이기, 일감 줄이기, 공사비 줄이기 등 정부의 삭감위주 정책이 결국  하도급자와 건설근로자 등 서민 취약계층의 소득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김명수 교수는 "근로가치와 전문성이 공정하게 평가받는 건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정임금제를 포함한 임금보장 강화와 건설근로자 복지사각지대 해소, 기능인 등급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