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올 뉴 K3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20년 넘게 국내 준중형차 시장을 독식해 온 현대자동차 아반떼의 '절대강자'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기아자동차 K3는 지난 2월 2세대 모델 출시에 힘입어 아반떼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준중형차 시장 1위에 올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3의 가격을 '경차' 수준으로 낮추는 가성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4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준중형차 시장에는 아반떼와 K3, SM3, 크루즈 4개 차종이 포진해 있지만, 올해 안으로 '아반떼-K3-SM3' 3파전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크루즈는 한국지엠 구조조정 방침에 따른 군산공장 폐쇄로 단종됐다. 한국지엠은 이미 생상된 물량은 판매할 계획이지만, 재생산은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 때문에 크루즈는 재고 소진이 예상되는 연말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아반떼는 1995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국산 준중형차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약 24여년간 유지된 아반떼의 입지는 최근 들어 다소 흔들리고 있다.

아반떼는 지난 4월 내수 시장에서 5989대가 판매되며 K3(6925대)에 준중형차 왕좌를 빼앗겼다. 아반떼가 1위를 내준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한 달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으며 명예를 회복했지만, 독점 체제는 사실상 붕괴됐다.

아반떼는 지난달 6565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5024대가 판매된 K3와의 격차는 1500여대다. 지난 3월 두 차종간 판매차는 800여대에 불과했다. K3가 첫 출시된 2012년 이후 많게는 1만여대까지 벌어지던 격차 폭이 대폭 좁아졌다.

K3는 지난 2월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쳐 출시된 '올 뉴 K3'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K3의 이 같은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아반떼와의 누적 판매 격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SM3

르노삼성은 SM3의 판매가격을 최대 115만원까지 인하하며 국내 경차·소형차 최상위 트림과 동일한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SM3는 2009년 출시된 이후 단 1차례의 풀체인지 없이 단순 연식변경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만으로 월평균 340여대씩 꾸준히 판매되는 모델이다.

르노삼성은 SM3의 후속 모델을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께 선보일 계획이다. 이 때까지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 소비자 유입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SM3 가솔린 모델의 전 트림은 국내 준중형 세단 중 유일하게 2000만원 미만의 가격대를 형성하게 된다. 최상위 트림인 RE는 기존 2040만원에서 75만원 내린 1965만원에 판매한다. LE트림은 115만원 할인된 1795만원, SE 트림은 85만원 낮아진 1665만원이다. 기본형인 PE트림은 100만원 인하한 1470만원으로 판매된다.

다만 준중형차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은 오는 하반기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진압될 가능성이 크다. 8월 중 출시가 예정된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신형 K3에 탑재된 것 이상의 첨단 사양이 대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준중형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지도를 구축한 만큼, 신형 모델 투입에 따른 판매량 확대가 나머지 모델이 미치는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산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K3는 준중형차 시장의 만년 2인자에 머물러 왔지만, 판매 실적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서 "판매량으로 아반떼를 제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르노삼성이 SM3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춘 점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엔트리카(첫 차) 비중이 높은 준중형차 고객을 유혹하기 충분"하다며 "아반떼의 시장 주도권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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