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세계 최대 조선박람회인 '포시도니아(POSIDONIA) 2018'이 개최된 가운데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 출처=포시도니아>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 5년간 이어진 불황 탈출을 위해 해외 수주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이다. 

4일 그리스 아테네 메크로폴리탄 엑스포에서 '포시도니아 2018'가 막을 올린 가운데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필두로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들이 현지에서 사활을 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5월 말 일찌감치 아테네행 비행기에 올랐으며,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회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도 선박해양영업부문장 직함으로 선주들과의 미팅을 이어가고 있다. 

2년에 한 번 개최되는 '포시도니아 2018'은 전세계 2만 여명이 넘는 조선사 관계자와 바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 박람회다. 특히 이번 대회는 약 2000개 관련업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올해 마지막 행사인 만큼 한국, 중국, 일본 등 경쟁국 사이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연임에 성공한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쇄빙LNG선’을 전시 모델로 선정하고, 기존선박 항로와 세계 에너지 지형을 한번에 바꿀 수 있는 기술력을 토대로 LNG추진선박 부문 제왕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대우조선이 최근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쇄빙LNG선’ 총 도급액은 48억달러(한화 약 5조원) 규모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앞세우는 기술은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다. 이 설비는 육상이 아닌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액화하거나, LNG를 재기화할 수 있는 설비로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 규제 시행과 함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술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진행 중인 해상 유전 공사(나르스 프로젝트)의 완공이 임박해 4000여명에 근로자가 유휴인력이 될 위기”라며 “떠오르는 LNG시대에 초점이 맞춰진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중공업 수요자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LNG추진엔진을 탑재한 친환경 컨테이너선의 모형을 소개하며, 노후 선박 교체가 임해진 글로벌 선주들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선주들은 오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에 황 함량을 0.5%까지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탈황 작업이 불필요한 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클락슨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바다에 떠 있는 선박 9만4543척 가운데 선령 20년 이상인 선박이 3만9266척으로 41.5%에 달한다. 올해 이 박람회에 참가하는 글로벌 선주사들 대부분이 LNG추진선으로의 교체를 고려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만 60~80척의 추가 발주가 기대되고 있다. 

일본은 중소형 크루즈 분야에서의 틈새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이마바리조선그룹으로 1개사 체계를 구축 중인 일본은 공공발주를 통한 체급 유지와 기술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의 올해 전략 역시 저가 마케팅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가 중소 기자재업체 판로 지원을 위해 나섰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울산시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과 함께 ‘울산공동관’을 운영하며 오션마린서비스, 세진중공업, 마린스, S&S밸브, 오에스씨지울산, 동양산전, 이마린,네트 등 8개사의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 6일에는 소피텔 아테네 공항호텔에 해외바이어를 초청, 8개사에 대한 기업 소개, 제품 홍보와 1대 1 수출상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러한 업계의 노력에 따라 올해 1월 1520만CGT 수준에 불과했던 수주잔량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해 지난달 1690만 CGT에 이르렀다. 4월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잔량은 797만6000CGT(219척)으로, 올해 1월보다 50만 CGT 올랐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578만 5000CGT(84척), 317만 1000CGT(65척)로 1월보다 15%, 9%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조선그룹별 수주잔량 순위에서 1위를, 대우조선해양은 2위를 되찾았으며 삼성중공업도 2계단 상승해 5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전성기 수주가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을 만들어내는 한국의 기술력이 글로벌 선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벌크 등 저부가가치선의 경우 중국의 저가 공세가 이어져 불황은 계속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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