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영월 시멘트공장[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승엽 기자] 지난해 인수합병(M&A)을 통해 재편된 시멘트업계가 올해 1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계절적 비수기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됐지만 건설경기 정체로 하반기 만회는 다소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 7개 기업 중심으로 운영된 시멘트업계가 지난해 12월 M&A를 통해 개편됐다. 쌍용양회공업은 지난해 6월 대한시멘트를 인수했다. 다음달 1위권 경쟁업체인 한일시멘트는 사모펀드(PEF)사 LK파트너스와 손잡고 현대시멘트 인수를 끝냈다. 아세아시멘트는 업계 개편 이전 7개사 가운데 7.2%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점유율이 19.1%까지 상승해 업계 3위에 올랐다.

이로써 시장 점유율을 90% 가까이 차지한 7개사(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현대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한라시멘트)가 5개사로 재편됐다. 업계에서는 M&A를 통한 업계 개편이 다소 정체된 시장 분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평가한다. 해외 선진국 시멘트 사업의 경우 M&A를 거쳐 평균 3개사로 운영돼 안정적인 경영상황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업계 재편이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았지만 올해 1분기 성적표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양회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41억899만원, 197억24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6%, 61.9% 감소한 수치다. 

한일시멘트는 1분기 357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12.4%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18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63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둬 적자전환했다. 

아세아시멘트는 1분기 16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73.7% 오른 수치다. 반면 1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영업손실 10억원)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이어갔다. M&A를 시장정체 돌파구로 선택했지만 확실한 이득을 거두지 못한 것이다.

관련 업계는 1분기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떨어진 이유로 1분기가 비수기인 점과 계절적 요인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과 지난해 실적은 겨울이 건설업 비수기임에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따듯한 날씨와 건설호황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면서 “올해 들어서야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멘트분야 부진은 업계의 출혈경쟁 심화가 꼽혔다. 관련 업계는 현재 시멘트의 정해진 가격은 톤당 7만5000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레미콘업체들과 거래를 이어가기 위해 가격을 낮췄고 톤당 6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관련 업계는 가격 정상화를 원하고 있지만 거래처와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저 바람일 뿐이라는 가격협상은 현재 어렵다는 입장이다.

M&A 3사가 계절적 영향으로 부진한 1분기 성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 전방산업인 건설업이 정체기를 맞아 시멘트업계도 부진이 예측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업이 늦어도 올해 2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됐다. 올해 수주지표는 마이너스 15%로 전망되고 건설투자 부문은 하반기부터 감소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영금융연구실장은 “시멘트 분야는 빠르면 올해 1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이미 예측됐다”며 “시멘트업종은 건설투자와 수주가 모두 적용되고 올해 하락세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실장은 “건설업의 상승세는 빠른 기간 내에 이뤄졌기 때문에 하락세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 최대 5년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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