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의 그랜저가 수입차 업계의 '공공의적'으로 부상했다. 꾸준히 라이벌로 꼽히던 토요타 캠리는 물론, 폭스바겐의 파사트GT와 혼다 신형 어코드까지 그랜저를 경쟁 상대로 지목하고 나섰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총 13만2080대가 판매됐다. 국산 승용차 중 유일하게 '10만대 클럽'에 입성하며 명실상부한 '국민차'로 등극했다.

2016년 11월 6세대 모델이 출시된 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랜저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내수에서 3만9087대가 판매된 그랜저는 국산·수입차 통틀어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월평균 9777대씩 팔린 셈이다. 그랜저의 판매가는 가솔린 3105만~4330만원, 하이브리드 3580만~3995만원이다.

국산 준대형 세단 시장에는 그랜저 외에도 기아자동차 K7과 한국지엠 임팔라, 르노삼성자동차 SM7이 포진해 있지만 그랜저의 상대라고 부를 만한 뚜렷한 모델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그랜저는 자연스럽게 수입 중형 세단과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도 경쟁 차종으로 그랜저를 지목하고 있다.

혼다 어코드

혼다는 지난 10일 중형 세단인 어코드의 10세대 모델을 출시하며 그랜저를 정조준했다. 신형 어코드의 판매가격은 가솔린 3640만~4290만원, 하이브리드 4240만~4540만원대로, 그랜저와의 가격 격차를 최소화했다.

혼다는 신형 어코드의 올해 판매 목표로 6000대를 제시했다. 올 연말까지 매달 1000대씩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전계약 대수는 이미 1000여대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2년여간 개점휴업 상태던 폭스바겐은 중형 세단 파사트GT로 판매를 재개했다. 신형 파사트GT는 유럽형 모델로, 4320만~5290만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대외적으로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를 경쟁 모델로 삼고 있지만, 가격 전략으로 미뤄볼 때 그랜저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폭스바겐은 판매 확대를 위해 최대 1000만원 상당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파사트GT는 출시 2개월 만에 123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토요타 캠리

토요타는 지난해 말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8세대 캠리를 출시하며 경쟁 상대로 그랜저를 지목했다. 뉴 캠리의 판매가는 가솔린이 3590만원, 하이브리드가 4250만원이다.

캠리는 지난 1~4월 내수에서 3459대가 판매되며 브랜드 베스트셀링카에 안착했다. 토요타는 할부 또는 리스 등 금융 상품으로 차량을 구매해 26개월 동안 무사고 운행한 고객이 토요타파이낸셜 서비스의 금융 계약으로 차량을 재구매할 때 200만원 현금을 보상하는 '프리미엄 리워드' 프로그램을 내걸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 중형 세단의 경우 그랜저와 차체 크기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파워트레인이나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그랜저가 국내 세단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는 만큼, 고객층이 겹치도록 포지셔닝해 수요를 흡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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