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씽큐 허브 설치가이드 캡쳐. <사진캡쳐=LG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지난해 국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 판매가 100만대를 넘기면서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까지 뛰어들면서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가 벌어지고 있다. 

올해는 여기에 삼성전자와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가세할 채비를 하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유독 LG전자만 이같은 AI스피커 경쟁에서 떨어져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네이버의 AI플랫폼인 ‘클로바’를 적용한 스마트씽큐 허브를 출시했으나 경쟁사들에 비해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이나 KT가 IPTV나 내비게이션, 홈IoT 등 이종(異種) 서비스와 대대적으로 융합상품을 출시하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의 고유 캐릭터와 연계해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포터블 AI스피커와 어린이 전용 디바이스 등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가전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을 제외하면 AI스피커 자체에 대한 경쟁력 확보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IPTV나 IoT와 결합상품을 내놓고 인터넷 기업들도 음원사이트 쿠폰과 함께 대대적으로 할인 행사를 펼치는 반면 LG전자는 그런 판매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힐 순 없지만 경쟁사들과 차이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AI스피커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지 않는 것에 대해 LG전자 내부에서는 스마트폰이 AI스피커를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4일 G7씽큐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원거리 음성인식 기능과 ‘Q링크’를 결합하면 스마트폰이 AI스피커의 역할까지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Q링크는 LG전자 가전을 따로 등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기능을 말한다. 씽큐 허브가 내세운 ‘스마트가전의 허브’ 역할을 G7씽큐로 대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LG G7씽큐는 자사의 AI플랫폼인 ‘딥씽큐’ 대신 구글 어시스턴트를 채택하고 있다. 씽큐 허브 역시 네이버 클로바를 사용하고 있으며 스마트가전은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 그리고 씽큐 허브에 적용된 플랫폼인 네이버 클로바에 개방돼있다. 이중 아마존과 구글은 글로벌 AI스피커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달리는 기업들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소비자 사정에 맞게 AI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의 경우 구글을, 미국에 거주하는 소비자의 경우 아마존, 국내 소비자의 경우 네이버 클로바를 이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1분기 HE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합계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LG전자 가전의 이같은 상승세가 씽큐 허브의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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