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해외 부진에 시달리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전략 신차 투입으로 반등을 노린다.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극적인 판매 신장을 일궈낸 현대·기아차는 기세를 몰아 올해 역성장에서 탈출하는 동시에, 글로벌 판매 755만대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열린 주요 해외 법인별 업무보고에서 1분기 판매실적 결산과 2분기 실적 전망을 논의했다.

2분기 판매 예상치는 현대차 120만여대, 기아차 74만여대 등 총 194만대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10% 이상이다. 현대·기아차가 전망한대로 2분기를 마칠 경우 2012년 1분기 14.6% 증가를 기록한 이래 6년여 만에 두자릿수 분기 성장률을 달성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사드 보복 악재와 한국지엠 사태, 이례적인 원화 강세 기조, 국제 정세의 긴장감 고조 등으로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 22조4366억, 6813억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인 4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동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2조 5620억원, 영업이익은 20.1% 줄어든 3060억원에 그쳤다.

판매대수 역시 뒷걸음질쳤다.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1% 감소한 169만여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기아차가 2분기에 극적인 성장을 일궈낼 수 있다고 전망한다. 4월 글로벌 판매가 전년 대비 10.4%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선전을 바탕으로 연간 누계 판매도 1분기까지의 마이너스 성장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4월 판매 증가는 최근 국내외에 출시한 신차가 각 시장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이러한 효과가 이어져 2분기 10% 이상 성장하고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 2년간의 역성장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의 주요 지역별 2분기 판매 목표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1% 증가한 31만9000여대, 중국에서 전년 대비 103% 증가한 32만2000여대, 러시아에서 전년 대비 10% 증가한 10만여대, 브라질에서 전년 대비 16% 증가한 5만1000여대, 인도에서 전년 대비 9% 증가한 13만6000여대다.

우선 국내에서는 최근 출시된 현대차 신형 싼타페, 기아차 신형 K3 등 대표적인 볼륨 차종을 비롯해 신형 K9, 신형 벨로스터(고성능 N모델 포함) 등 신차의 판매 확대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또 친환경차 판매에 있어서도 기아차 니로, 현대차 아이오닉 등이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한 전기차 출시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시장의 경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각 지역별 특성에 맞춘 전략형 신차 투입을 대거 진행하거나 준비 중이다.

지난달 전년 대비 101.9%의 성장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한 중국 시장에서는 최근 출시된 신형 소형 세단(위에나·레이나·신형 K2)의 판매를 확대하고 중국 전략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엔씨노와 준중형 SUV 즈파오(중국형 스포티지)를 앞세워 2분기에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분기 100% 이상 성장(약 32만대), 상반기 중 30% 이상(약 57만대), 연간 18% 이상 성장(약 135만대)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번 북경모터쇼에서 선보인 기아차의 소형 SUV 이파오, 현대차의 준중형 스포츠 세단 라페스타 등을 하반기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또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에 발맞춰 쏘나타와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KX3 EV 등 친환경차를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외에도 러시아,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 현지 생산공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공략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중남미·아시아태평양(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2분기 중으로 두자릿수 이상의 판매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지난 1분기의 상승세를 몰아 2분기에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1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18만8000여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에서 월드컵 이벤트와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쏠라리스, 리오, 투싼, 스포티지 등 인기 차종의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출시하는 한편, 하반기에 기아차는 유럽에서 인기 모델로 자리잡은 신형 씨드를 투입하게 된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달 출시한 G70으로 라인업을 완성했다. 또 지난 1분기 목표치 이상을 달성한 여세를 몰아 상반기부터 제네시스의 판매 확대를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생산공장을 갖춘 브라질과 인도에서 최근 산업수요가 크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 상황과 월드컵 분위기를 적극 활용해 HB20 스페셜 에디션 모델과 크레타 상품성 개선 모델 등을 추가로 투입하게 된다.

브라질과 인도에서 2분기에는 각각 16%, 9% 가량 증가한 5만1000여대, 13만6000여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또 상반기에는 브라질에서 10% 증가한 9만5000여대, 인도에서 8% 증가한 27만4000여대 판매 목표를 세웠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K2, 신형 엑센트 등 중남미 시장 인기 차종의 공급을 늘려 판매를 확대하게 된다. SUV 시장 확대에 발맞춰 최근 출시된 쏘렌토 상품성 개선 모델, 코나 등을 신규로 투입할 예정이다.

서유럽에서는 2분기부터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1분기의 상승세를 몰아 상반기에 전년 대비 2% 증가한 53만5000여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우선 코나와 스토닉 등 소형 SUV와 성공적으로 유럽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N브랜드 모델(i30N)의 판매를 꾸준히 늘리게 된다. 또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니로 하이브리드의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코나 일렉트릭,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 넥쏘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는 올해 산업 수요가 전년 대비 1.8% 감소한 1693만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와 함께 재고물량 조정을 통한 판매 프로세스 선순환, 수익성 향상에 주력해 2분기에는 감소폭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29만5000여대로 전년 대비 감소폭이 10%에 달했던 1분기와는 달리, 2분기에는 33만3000여대를 판매해 감소폭을 1%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론칭한 코나 인지도를 제고하는 한편, 2분기 내에 신형 싼타페를 미국 공장에 투입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구형 모델의 재고소진으로 신구형 모델을 포함 상반기 중으로 3만대 이상, 올해 10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반떼와 투싼 페이스리프트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는 스팅어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스페셜 에디션 추가, 쏘렌토 및 K5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등 신모델을 투입하고 신형 K3와 신형 쏘울 출시에 앞서 구형 재고물량 소진에 주력하게 된다.

이와 같은 각 지역별 판매 확대 비전으로 올해 플러스 성장은 물론, 연초에 설정한 글로벌 판매 755만대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분기 실적 '턴 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만큼,  수직 계열화를 통해 완성차의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과 기업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4월 호실적을 시작으로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한다면 현대·기아차 주요 차종에 다양한 핵심부품을 공급하고 현대모비스의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공급물량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